대한민국 재벌의 미래

그냥 2015. 7. 26. 20:56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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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당장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떤가를 생각해 보면... 그저 묘연할 뿐입니다. 정말이지 어두운 그림자만 보인다고 할까요? 부조리한 힘에 따라 수직적으로 구조화된 모든 분야의 왜곡된 서열화 속에서 그저 나만 살아 남으면 된다는 인식들이 마치 세상의 본질인양 당연시 하게 된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겠지만... 왠지 두려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간적이지 않은 생존에 대한 시각은 경쟁이란 말로 그럴듯하게 치장되었고, 그 결과의 몫은 노력하지 않은 자, 능력 없는 자로 낙인을 찍어(찍혀) 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그것이 심각한 건 대부분 모두 스스로의 자책으로 끝나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금수저를 물고 나온 이들을 향해서는 과거 왕족의 그것과 동일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포함하여...


북한과 재벌들의 공통점?!


물론, 이제야 조금씩 사람들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요원해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국내 최고 재벌기업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이전투구와 같은 상황이 전개되었음에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이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관계도 없고-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지경에 없는 이들만 탓할 일은 아니더라도 한번쯤 무엇이 문제인지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www.bloomberg.com



어느 언론(이라 쓰고 찌라시 폐휴지라 읽는)도 깊게 언급하지 않은 이번 합병에 대하여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는 정곡을 찌르듯 이렇게 말합니다.


"시장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를 믿는다면 이재용을 위해 추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이 얼마나 비상식적인지 간파할수있습니다. 주총에서 합병 결정이후 주가가 속락하며 매수 청구를 하회할 위험이 있다보니 제일모직이 자사주 4천억여원을 매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생산투자에 쓸 회사 돈을 이렇게 씁니다.누구 때문에?이재용씨 덕분이죠.무엇을 위해서?승계를 위해섭니다.


시너지요?

제일모직이 영위하는 사업이 모두 구리고 그나마 성장성이 보이는 곳은 바이오 하납니다. 이마저도 알리바이를 위해 합병전 부랴부랴 삼성바이오를 합친 것이죠. 근데 바이오는 단기간에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20년, 최소 20년은 걸려요. 제네릭 대량생산해선 수익이 크지 않습니다. 신약을 개발해야 해요. 삼성이 고품질의 대량생산에 빼어난 장점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바이오는 많이 다른 영역입니다.


뭐 이재용씨가 기적을 만들수 있다 칩시다. 나머지 사업부문이 다 허당입니다. 지난해 제일모직 영업이익률이 4%였어요. 지극히 평범한 그저 그런 회삽니다. 한 해 이익 2천억이에요. 이런 회사가 지금도 시가총액 24조 수준입니다.


삼성물산요?

좀 낫지요. 근데 기본적으로 건설회삽니다. 영업이익 6천억 수준에 덩치만 크지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대. 그런데 이것도 시가총액 9조짜리죠. 삼물은 삼성전자 등의 지분만 8조기 때문에 자산가치로 보자면 저평가가 맞습니다.엘리엇이 광분할 만큼 쌌던 건 맞죠.


그러나 둘을 합하면 단순계산으로도 35조의 시가총액이 나옵니다. 두 법인의 영업이익은 고작 8천억이고 한쪽은 덩치만 큰 건설회사, 한쪽은 극초고평가된 검증되지 않은 신생 바이오 업쳅니다.


참고로 현대차가 아무리 죽을 쒀도 1년에 7조를 버는데 시가총액이 27조 수준이죠. 이 역시 정의선씨 승계 때문에 주가를 억누른다는 루머가 시장에 퍼져 있긴 합니다만, 7조 버는데 27조. 8천억 버는데 35조.


앞으로 삼성의 합병법인이 한 해 7조를 벌려면 몇 년이 걸릴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애널들은 합병법인 주가가 오를수 있다고 용을 쓰는군요. 제발 합리적 계산으로 저를 설득해 주세요. 한국 주식시장을 투전판, 투기판으로 변질시키는 건 재벌 너네들 맞습니다.


출처: 최경영 기자 페이스북


그리고 Bloomberg에 올라온 William Pesek의 기사를 보면 이번 합병에 대한 자본주의 본고장 미국의 시각을 알 수 있는데... 정말 창피할 정도입니다.


삼성의 승리는 대한민국의 패배다


이런 지경임에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생각은 커녕 그렇잖아도 한사코 대한민국과는 관계가 없다는 듯 다국적(?) 모양새를 하고 있는 기업... 아니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지분으로 꼬리 물기식 순환 출자를 통해 주식회사를 마치 개인 소유물처럼 하고.. 그것도 모자라 불법을 저지르는데.. 무슨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듯 착각하는 이들은 도대체 뭔 생각으로 그러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돈을 벌기 위해 그와 동등한.. 아니 그 이상의 반대 급부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지금 그토록 대단한 듯 보여온 우리네 대기업들은 소수의 힘을 쥔 이들만의 공고화를 위해 주변의 모리배들과 아첨꾼들만 들끓고 있는 모양새가 답답할 따름입니다.


우리의 환경과 같을 수는 없지만 핀란드 최대 기업이었던 노키아의 예에서 대기업이 망하면 이 나라도 망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노키아의 몰락은 분화와 융합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미래의 기업 생태계와 시장구조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미지 출처: www.bidnessetc.com



하청이란 의미가 워낙 서열적이고 부정적 느낌이 있어 그리 기분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현 시점의 기울어가는 대기업이 살아갈 방법은 완성도 높은 다방면의 제조기술 및 생산 능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 '구글의 LG전자 인수'에 대한 소문(?)이 돌기도 했었는데... 향후 중국을 상대로 한 이러한 방식의 전개도 고민할 한가지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채산성이 맞지 않겠지만... 중국이 개발한 제품을 우리 생산라인에서 생사하는 방식 말이죠.


또한 대기업 중심으로 집중화된 현재의 서열식 경제구조를 바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대기업의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상생적 역할을 꾀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인데... 

이러한 모양새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이지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긴 합니다.


글 서두에서 언급한 묘연함이란 당장 닥쳐올 여러가지 경제적 난관에 따라 현재로썬 대한민국 재벌과 함께 그 틈바구니 속에서 허우적거릴 우리네 민초들의 미래라는 사실이 결론일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슬픈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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