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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사이즈(Free Size)라고 해서 몸의 크기와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판매하기도 하죠. 솔직히 저는 좀 의아했습니다. 몸이 그 옷에 맞아야 하는 걸 의미하니까요. 프리 사이즈라는 게 정말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게 정말 그래도 되는 건지 아니면 판매 상술 또는 전략일지는 알 수 없으나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아는 보편적 상식은 몸에 맞는 옷을 고르고 구입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상식과 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군에서의 기억입니다.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지금은 개선되었을지 몰라도 제가 생활했던 당시 군에서 보급받은 군화는 발 칫수에 맞춰 신게 된 것임에도 새 신발(?)이라 -살아오면서 체득한 새것에 대한 상징성 때문에- 기분 좋음은 있었지만 -뭐~ 그 기분도 그리 오래 가진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단ㄴ 건 함정- 정말이지 처음 군화를 신고 깨달은 건 발을 신발에 맞춰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이었고, 그것을 말로 하지 않아도 그렇게 받아들여야 했던 과히 달갑지 않은 기억입니다. 이게 저만 느꼈던 것이라면 제가 잘못된 것일 테구요. 흐~


근데,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익히 알고 자주 사용하는 우리 속담 중엔 이런 말도 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가 해석하든 이 말의 근본 의미는 변하지 않을 듯합니다. 한마디로 "맞춰 살아라"라는 말이죠. 이 말이 제시하는 뜻의 해석에서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분명 듣기에 또는 말하기에 가벼운 말은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참 쉽게 사용하는 말이란 사실은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라는 아이들과 가까이 지켜보며 함께 살다보면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 사회라는 헤게모니가 우리를 어떻게 관계짓고 규정하는지... 


그것을 우연히 접하게 된 북한을 떠나 남한에 살게 된 어느 분의 글을 통해 알고 있음에도 인지하지 못했던 그 사실들을 소름 끼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인생이 뭐 딱 정해져 있잖아요. 뭐 중학교 졸업하면 고등학교, 고등학교 졸업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 얻어야 하고. 또 환경이 서로 잘 맞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아이 낳고 집 사고. 노후를 맞이하는 게, 야 인생이 이렇게 정해져 있구나. 깜짝 놀랐어요. 인생을 어떻게 정해서 살지? 근데 그대로도 안되잖아요. … 특히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주어진 거에 쪼들려 사는 게 안타까운 거예요. 자기 잠재력이나 하고 싶은 거 못하고, 부모님의 기대나 가치 또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나 기업이 요구하는 것에 맞게끔 자기를 만들어야 하니까. 불쌍해요 사실.”


“북에서는 온갖 죽음을 보고 굶어 죽을 뻔해도 그냥 그 자체로 저였어요. 규정받지 않았어요.”


[이대근 칼럼] 우리는 이렇게 살 이유가 없다


이미지 출처: bemil.chosun.com(일부수정편집)



또 이렇게 이야기하면 엄하게 남과 북 중 어디가 더 옳으냐를 가르자는 말이냐며 어리석게 지껄여대는 칠푼이 아니 반푼이들이 있겠죠? ㅎ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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