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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포스트에서도 부연하여 언급했던 것이기도 합니다만, 저는 구분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구분이란 이해를 위한 도구 그 이상은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구분을 하려 드는 건 결코 그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거나 깊은 고민을 통한 행위가 아닙니다.


대부분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여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테지만 구분이란 과거로부터 답습되어 온 하나의 형식에 불과합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겉표면적으로 치장된(그래야만 할 것 같은.. 또는 그것이 맞다고 하는) 권위와 같아서 원래 그랬던 것이고 그렇게 진리인 듯 받아들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은 어떤 면에서 그 중심에 위치합니다.


이미지 출처: www.csus.edu



얼마 전 "나를 죽이는 착각.. 영어"라는 제목의 포스트를 통해서 말씀드렸었죠. 어떤 사안이든 부여된 또는 인지하는 전제 조건에 100% 부합하는 건 그리 많지 않다고... 학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 역시 100%라고 하는 전제적인 믿음이 깔려 있긴 하겠지만 그건 믿음일 뿐입니다. 100% 맞는 경우는 이미 공식처럼 사전에 약속된 수학과 같은 학문에만 해당합니다. 잘 알지 못하지만 카를 포퍼가 주창한 반증주의 과학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건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포스트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형식 파괴랄까요? 변화를 구분하는 관점에서 생각하다보니 앞의 얘기도, 지금 하려는 부가적인 얘기와 주제도 연결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wsj.com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한쪽은 왠지 변화를 좋아할 것 같고 또 다른 한쪽은 꺼려할 것 같지만, 이 또한 생각 안에서 얘기일 뿐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실제는 참으로 다양하고 어느 것 하나 딱 떨어지는 건 흔치 않습니다. 아니 생각을 먼저 그렇게 함으로써 그렇게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전 포스트에서 화장실 문화라는 거창한(?) 어떤 변화에 관해 이야기 했었는데요. 오늘은 지난 주말에 겪었던 또 다른 사례로써 결혼식에서 느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결혼식 자리에 당사자였던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합니다. 엊그제 같기만 한데... 

그 결혼도 생각해보니 깊은 고민을 했거나 선택의 여지를 두고 판단했던 행위는 아니었다는 자성을 하게 된 계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다녀온 결혼식이 말이죠.


결혼을 하는 것도 그렇고, 결혼식을 올려 사람들을 모시고자(?) 했던 것도 그렇습니다. 아니 결혼이라고 하는 행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해당하죠. 당연한 얘기겠지만 수천 년에 걸쳐 결혼 풍습도 많은 변화를 겪어 왔을 겁니다. 그 행위 하나하나는 개인이 판단해서 어떤 건 빼고 어떤 건 새롭게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성격이 못되었습니다. 물론 못해서가 아니라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해서라고 해야 할 겁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형식 파괴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결혼식을 좀 특이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추후라도 다시 할 수 있다면(?)... 하면서 가끔 상상 아닌 상상으로 꿈꾸듯 하곤 하죠.

앗 오해는 마시고... (뭔 오해?) ㅎ




다녀온 결혼식이 특이했던 건지 아니면 요즘의 추세가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별생각 없이 참석했던 터라 그래서 그랬는지.. 이벤트스러운 흥미로운 결혼식 풍경이어서 새록새록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클래식컬한 연주와 가수 뺨치는 신랑 친구들의 축가,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신랑의 프러포즈를 곁들인 훌륭한 노래 솜씨 등등


예정된 결혼식 시간에서 약 1시간가량의 시간이 흐를 동안 조금의 진부함을 느낄 새도 없을 정도로 언제 그렇게 시간이 빨리 흘렀나 싶을 만큼 결혼식이라기보다는 정말 보기 좋은 공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결혼을 하는 당사자(그중에서도 신랑이 그의 친구들과 잘 준비 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신랑 신부가 많은 준비를 했겠다 싶더군요.


그런데,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그렇게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뒤 이어진 결혼식 진행 순서와 형식이 남달랐다는 사실입니다. 대략 기억을 되짚어 보면, 혼인서약을 사회자의 선서로 진행하더니 결혼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양가 부모님의 편지 낭독이 이어지고, 신랑·신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영상 보여준 다음 신랑·신부의 양가 부모님과 하객에 대한 인사를 하고는 결혼행진으로 식이 마무리 되었는데..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이런 형식의 결혼을 처음 보았으니... 그럴 수밖에요.

바로 주례가 없는 결혼식이었던 겁니다.


이미지 출처: apracticalwedding.com

▲ 확인해 보니 주례없는 결혼식은 세계적 추세기도 한 것 같습니다



커다란 원을 잘게 잘라 보면 직선처럼 보이듯이 형식이란 그저 형식일 뿐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한계가 인간으로서 지닌 굴레겠지만... 그럴 수도 있는 것임에도 이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주례 없는 결혼식이 또 다른 형식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누구의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결혼식장을 다녀오며 결혼식장 곳곳에 부착되어 있던 대형 사진들 속에 서로 사랑하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선남선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도 형식일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서로를 향한 증오의 마음으로 돌변한 수많은 남여의 얘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오버랩되면서...


이미지 출처: soupstones.org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변화는 가능한 어떤 형식으로부터라도 멀리 벗어나는 데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이래야만 하고 저래야만 하는 것을 깨는 것. 만일 실제로 그럴 수 있다면 가장 밑바닥에 남아 있을 형식이란 그야말로 그래야만 하는 것만 남아 있을 겁니다. 그건 진정한 자유가 될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겪고 사는 변화는 언제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건 어쩌면 변화가 아니라 필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두 번에 걸친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보니..

제가 세상 변화에 너무 둔감했던 것 같네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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