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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봤어도 동시에 두 손과 두 발로 그림 그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두 손을 동시에 놀려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두 손에 다가 양 발까지 동시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린다는 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의 지능은 동시에 같은 일을 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세분화된 시차 간격을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설형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능력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계재가 아니거든요. 이걸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듀얼코어(Dual Core), 쿼드코어(Quad Core)라고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암튼 먼저 두 손으로 동시에 그리는 동영상을 한 번 보시죠.




그리고 다음은 두 손과 양 발을 동시에 활용하여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영상입니다.




상기 영상에서 두 손과 발을 동시에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이는 체코 출신의 피터 그릭(Peter Gric)이라고 하는 유명한 초현실주의 화가(혹은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미술과 관련이 있는 분들이라면 익히 아실 텐데... 아마도 그가 두 손과 양 발로 동시에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까지 알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를 좋아해서 그의 페이스북을 즐겨 찾았다면 볼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그를 미술적으로는 몰라도 신기한(?) 모습을 찾아본 이들이 더 많이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뭐~ 이게 중요한 건 아니죠.




어쨌든 그가 두 손과 양 발로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본 이들은 하나 같이 그의 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저 또한 그랬죠. 동영상 중간에 보이는 그의 이리저리 따로 보는 두 눈에서 이거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곧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그 의심은 유심히 살펴본 결과 나름의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만일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리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었다면 모를까 이미 거의 완성된 그림을 놓고 그림을 그리는 척하는 건 아닐까 했던 겁니다.


이를 테면 정교하게 두 손과 발을 동시에 그림 그리는 것처럼 연습한 후 영상을 찍은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 영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붓 터치를 하는 과정에 다른 색은 보이지 않고 흰색만 덧칠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눈을 따로 움직이는 거야 어차피 연출을 완벽하게 하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테구요. 사실 다른 무엇보다 이미 화가로 유명한 그가 이런 기행적 모습까지 하고 있는 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상 속에 보이는 그림 그리는 모습과 거의 같은 형태로 그리는 다른 영상을 보면서 다른 건 모르겠고, 그의 그림에 마무리하는 방법 중 하나로 흰색을 채색하는 과정은 이렇게 실제 작업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그림 그리는 것 자체가 극단적이라서 (그가 지칭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익스트림 페인팅이라는 칭하더군요.




영상 속의 모습처럼 그가 정말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영상 속 마지막 모습에서 보이던 그의 표정이 어딘가 묘한 것이 그의 몽환적 화풍과 겹치면서 더욱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피터 그릭의 작품은 미래 풍경과 건축, 생체역학적인 초현실주의 및 환상적인 사실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의 예술 경력 앞에 그는 공상 과학 소설가에 의해서 먼저 관심을 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ww.gric.at/home.htm


그리고 피터 그릭은 스스로 자신의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무엇을 회화하고 있는지, 또는 왜 그것을 설명하는지 알기 어렵다. 실제 나는 내 작품을 분석하거나 정당화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나는 수수께끼를 좋아한다. 그들은 그것이 풀리지 않는 한 너무도 무한하게 보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두 손과 발을 동시에 활용하여 그림 그릴 생각까지 할 수 있던 건 아닌지... 아니 어쩌면 그는 그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으니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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