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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그 시절 대부분의 기기들은 엔지니어의 판단에 기초한 결과를 따라 그 형태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기기를 만드는데 편리성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엔지니어들도 나름 만드는 과정에 편리성을 고려했다고 하는 그만한 이유와 논리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를 사용하는 대중들 역시 새로운 기술에 열광할 뿐 왜 그렇게 만들었냐고 묻고 따지는 일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기기를 접하고 사용했던 경험은 현재에 이르렀고,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기술과 디자인의 협업을 통해 사용자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기 사용에 관한 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현대 사용자들의 피드백은 다음 버전의 기기에 적용되는 건 이젠 정해진 수순과도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를 영어로는 UI(사용자 환경, User Interface)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경험 즉 사용자 경험을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라고 합니다.




개인 컴퓨터 환경도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길었던 데스크탑과 렙탑으로 일컬어지는 PC 시대는 로컬과 네트워크 환경을 지나며 더욱 가볍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로 연결되었죠.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의 정점이고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얼마 전부터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한 포스트 PC 환경에 대한 예측들은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으니 말이죠.


바로 HMD로 대변되는 (증강현실을 포함하는)가상현실과 스마트 스피커가 그 선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를 것 같은 이 새로운 두 가지 형태의 디지털 스마트 기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기기 모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같지만 생각해보면 흠좀무한 얘깁니다.


▲ 스마트 스피커: 좌측부터 아마존 에코(MS 코타나 내장), 구글 홈, 애플 홈팟, 하만카돈에서 출시 예정인 인복크 (Invoke)




지난해 이세돌을 이기고 올 해는 최고수 바둑 프로기사 5명과 대적을 하고도 가볍게 완승을 거둔 인공지능 알파고는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은 버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건 이벤트 용에 불과했던 것이고, 실용화되는 인공지능이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게 의미하는 건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공지능은 여러 대가 아니라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걸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새로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스마트 기기의 핵심에 인공지능이 있고, 이 말은 인간의 관점에서 디지털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건 사람이지만, 엄밀히 말해 일방적으로 사람이 인공지능을 도구화하는 것이냐는 문제는 쉽게 단정 짓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겁니다.




피부에 와 닿도록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 우린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개인화된 정보활동에 따라 축적된 빅데이터 자체로 그런 상황에 놓여 있긴 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플랫폼 운영시스템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스마트폰에서 변화될 새로운 스마트 기기는 기존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도화될 것이고, 그건 개인정보보호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것이 될지 모른다는 차이가 있다는 정도까지는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좀 소름 끼치는 일이기도 한데, 그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는 현재로썬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실 그러한 시스템에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를 테면,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능력 자체를 인간의 관점에 대입하여 막연한 공포를 느끼지만 어떤 면에서 인공지능을 인간과 동일하다거나 월등한 지능을 발현한다는 생각 자체는 결국 인공지능이 아닌 오로지 우리 인간들의 생각일 뿐이거든요. 불과 몇 백 년에 불과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세상은 온통 욕망에 사로잡힌 듯 보이지만 실제 그 욕망의 문제는 왜곡된 소수에게만 해당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그러니 정작 두려워할 건 인공지능이 진짜로 지능 발현을 하여 인간을 자신들의 노예로 삼을 SF적인 무시무시한 상황이 아니라 이를 빙자한 일부 왜곡된 소수가 저지를 오지랖에 의한 오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행히 조지 오웰의 소설의 1984와 다르게 전개된 시대 흐름이었지만 어쩐지 아직 끝난 게 아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시스템이 나를 어찌하는 건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상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한 이득이 될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건 없으니... 하지만 랜섬웨어를 무기로 돈을 요구한 해커의 예에서 어떤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니 그 불안함은 떨치기 어려운 부정적 요소입니다.


한 가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욕망을 사로잡을 획기적 계책(?)이 실현될 수만 있다면 그런 불안함 정도는 식은 죽 먹기만큼이나 간단히 해결될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계책을 어렵게 보느냐 쉽게 보느냐에 달려 있죠.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얘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번 생각은 해보시기 바랍니다.




돈을 요구할 상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세상이었다면,

해커가 랜섬웨어로 돈을 요구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저 해커보다 욕 얻어먹을 나쁜 놈들은 세상에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이런 해커의 나쁜 짓처럼 지적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렇게 나쁜 짓이 벌어지는지조차 알지 못하거든.

더욱이 그들에겐 힘도 있고.


뉴스타파 - 금융의 자격 #1 신화의 그림자(2017.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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