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정리하며

정리되지 않는 마음 그리고 매일 쓰던 글의 마지막 포스트

그별 2017. 9. 1. 23:45

리가 하는 걱정 대부분은 하지 않았어도 그만인 것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또 그렇다고 그 고민들이 그 상황의 당사자 입장에서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라며 대범하다는 듯 타이를 수도 없는 일입니다. 바둑이나 장기 판에서의 훈수는 이런 생각을 떠올릴 때 주로 상기되는 실과 바늘 같은 예입니다. 인간의 굴레란 말이 괜히 회자되는 게 아니죠.


생활의 변화를 앞두고 잠시 했던 생각입니다. 아니 솔직히 무한 반복될 것처럼 들었다 말았다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득 변화라는 말도 가치중립적이라는 것과 그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혹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당면한 상황 앞에서 생각하게 됩니다.


기타를 치다가 자유를 떠올렸습니다. 기타를 치는데 자유라니 좀 생뚱맞은 얘기죠?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기타를 친다는 건 정도와 그 범위가 엄청나거든요. 기타 연주에서 자유란 실력을 의미합니다. 그 실력이란 곧 내가 원하는 어떤 노래든 연주할 수 있느냐로 그 척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악기든 그렇습니다. 아니 이 세상의 일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써오면서 느꼈던 바이기도 합니다. 그 심한 갈증이랄까요? 내가 구사할 수 있는 문자의 표현이란 고작 쳇바퀴 내부조차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지녔음을 하루도 느끼지 않는 날이 없으니까요. 픽셀 수 낮은 표현의 한계가 명확한 구형 모니터의 해상도라는 비유가 제격이라고 말이죠. 사실 가당찮은 얘깁니다. 얼마나 노력했다고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내가 자유롭지 못한 이유를 자초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기타를 좀 쳤었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단조로운 노래들을 가볍게 칠 수 있는 수준일 뿐이고, 그마저도 몇 곡을 넘기지 못하면서 어찌... 또 의욕만으로 매일 글만 쓰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건 뭘 믿고 그런 건지...
좀 과한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글을 쓰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 했었다는 건 사실이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는 스스로를 대견하다 자위하며 그게 뭔 대수라고 또 그렇게 떠벌리고 했을 정도였으니 이 얼마나 남사스러운 일인가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죠.






그래도 그런 생각으로 인해 여기까지 왔다고는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또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를 옥죄는 일이었기도 했습니다. 오늘까지 연속 글쓰기가 3년에 한 달가량이 부족한 1,066일째입니다.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그런데 또 이제 당분간 글쓰기는 매일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쓸데없는 미련은 버려야죠. 매일 쓰지는 못해도 아마 이 버릇 남 주지는 못할 거라는 건 누구보다 내가 압니다. 다만, 갑작스럽게 생각지 못한 상황이 그리고 생각만큼 하지 못했다는 게 자꾸만 그런 마음을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의지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여러 면에서 "실험은 끝났다"는 말을 떠올리며 그렇잖아도 손 놓으려고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스스로 끊을 수 없던 상황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는 계기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옹선사라는 분께서 하셨다는 이 말씀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그대 무겁지 않은가? 탐욕도 성냄도 벗어 놓게"






뭐~ 대단한 미련도 없지만... 그래야 한다는 생각... 그게 자유를 얻는 또 다른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도 없고... 뭐~ 그것을 알고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마는...


언젠가 다시 이어가겠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매일 쓰는 포스트의 마지막 날이라고... 그래서일까요?
정리가 안되는군요. 마음의 정리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