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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Compaq)이라는 PC 브랜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이름이긴 합니다만, 과거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 시장 전 세계 1위였던 기업의 이름이었다는 건 얼마나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10년도 더 지난 지금과는 그리 관계도 없을 컴퓨터 회사 이름을 꺼낸 건 묵은 짐들을 정리하다가 예전 사용하던 노트북 하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빠르다는 건 아이들 커 온 모습을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어떤 물건을 대하며 10년 그 이상의 시간도 금방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제가 컴팩을 제가 접했던 건 인지도 면에서 컴퓨터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하면서 좋은 제품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었던 때였습니다. 컴팩이 얼마나 대단했던 회사였는지는 다음과 같은 수치가 말해줍니다.




97년 기준 포춘지가 선정한 5백대 기업 중 42위

직원수 전 세계 1백 개국 8만여 명
매출액 376억 달러(약 45조 원)


이를 바탕으로 컴팩은 기업용 중대형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부문에서 IBM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과 경쟁하던 (당시 IT업계에 있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다녀보고 싶어 하던 직장으로써도 선망의 대상이었던) 기업 디지털사(Digital Equipment Corporation, 줄여서 DEC 혹은 브랜드명과 같은 digital)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랬던 컴팩이 세기가 뒤바뀐 지 2년이 지난 2002년 시대 변화의 상징처럼 돌연 경쟁사 HP에게 인수가 되었죠. 디지털사를 인수하며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컴팩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 보며 마음적으로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알 수 없는 건 개인적으로 특별히 관계도 없으면서 괜히 아쉬워했던 기억입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아마도 당시 사용하던 컴팩의 프리자리오 노트북... 그러니까 앞서 묵은 짐 정리를 하다가 발견했다고 한 바로 그 노트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후로 도 거의 노트북은 대부분 HP 제품만을 사용해 오고 있는 이유도 잠재적으로는 그것과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가격 대비 성능 등에서 그간 사용하며 갖게 된 신뢰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최근 아이의 그림 그리기 용도로 구입한 HP 노트북이 80만 원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약 250만 원 정도 했던 당시 구입한 컴팩 프리자리오 노트북 금액은 정말 비싼 금액이지만, 거꾸로 돌려 생각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디지털의 저변 확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 가격의 마법에 있다고 해야 할 겁니다. 그만큼 접근 가능성이 더 넓어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묵은 짐 속에서 발견한 노트북 프리자리오를 버리려다가 어떤 데이터라도 있다면 백업할 요량으로 한번 켜보았는데, 다행이라고 해아 할지... 기억에는 마지막 설치해두었던 운영체제가 아마도 윈도우 2K(Windows 2000)였던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화면은 CMOS부팅에서 OS를 찾는 메시지만 덩그라니 보였습니다. Non system disk -- insert boot disk and press any key라고... 20년 가까이 되는 노트북이 켜지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죠?? ㅎ





욕심 같아서는 저사양용 리눅스라도 설치해서 용도를 찾아볼까 했지만 이곳저곳 금이 가서 부서지고 리눅스를 설치할 노트북은 몇 대가 더 있어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 가지고 있어봐야 또다시 묵은 짐일 뿐임을 너무도 잘 알기에 미련 없이 그냥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버리기 전에 이것도 인연이라고... 사진 몇 장이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 전화기로 사진 찍고 이렇게 컴팩 프리자리오 노트북에 대한 일상의 기억을 포스팅으로 기록까지 합니다. 이제 기억이란 사람의 물리적 신체인 머리로 하는 것보다 스토리지라고 하는 디지털 저장매체에 기록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는 시대니까요. 사실 노트북이 중요한 것도 그 물리적 성격보다 그 물리적 용도가 지닌 프로세싱을 통한 궁극의 기록이 목적 아니겠습니까?!! ^^


▲ 아답터 제조국이 태국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이때만 해도 중국이 지금과 같은 디지털 전자제품 제조 강국이 될 것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는 걸 유추할 수 있어 그랬을까요? ^^ 결국 지금 시대의 하드웨어는 중국이 석권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근데, 그러고 보니 디지털 분야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에서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최대 기업이라고 했던 과거 하드웨어 기업들.. 특히 유닉스 계열과 범용 OS를 중심으로 하는 호환 개인용 PC 분야의 대규모 기업들의  뚜렷한 하향세는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컴팩까지 인수한 HP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 이름의 무게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말이죠. 더구나 컴팩(Compaq)이 digital사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구글(Google)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ㅎ


암튼, 잘 가라 컴팩 프리자리오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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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스트 hisa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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