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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라는 말이 요즘처럼 회자되던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요 아닌 강요가 어떤 능력이나 연륜과 관계없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들이대던 모습들에 신물이 났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정말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먼저 태어난 것이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런데, 남이 볼 땐 다를 수 있겠지만 나이에 따른 서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로써도 나이가 들면서 그런 통념에 젖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ㅠ.ㅠ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와 대화하던 중 예전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세상이 변했다는 건 단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그 시간의 흐름 속에 보이지 않는 여러 물질과 정신의 상호작용이 있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그 변화의 가장 큰 부분은 타성에 의한 그런 게 벼~식의 영혼 없는 소리의 전달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면 머리가 녹슨다. 그러니 젊었을 때 열심히 공부해라"

"나중에 잘 살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해라"




이런 유사한 내용의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자신의 경험이 일부 있어 그것에 공감한 나머지 그렇게 진짜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말했겠지만, 실제 그렇다 하더라도 그 경험이 1/10을 넘길지 의문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머리가 녹슨다는 건 경험했을 기계에 빗댄 것이었을 텐데... 사람의 머리를 기계에 비유한다는 것 자체가 나름 그럴듯한 것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생각엔 좀 납득이 가지 않는 얘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그 말을 수없이 들었던 저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제 머리 속에 쇠로 된 톱니바퀴가 녹이 슬어 뻑뻑이며 돌아가는 모습을 상기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더욱 무서웠던 건 왠지 나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강했고, 현실은 항상 그랬다는 겁니다.


공부를 잘해야 나중에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또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인지... 혹, 그것이 그나마 절대적 기준에 부합할 경우 모두를 포함된다면 정말 그러려니~ 라도 할 텐데... 것도 아니고. 게다가 능력과 환경 등 여러 고려해야 할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 세상임을 몸소 경험한 저로써는 그 말이 지닌 부질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그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말하는 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얘깁니다.


이미지 출처: majeed-photo.com



이제 경험이 전부가 될 수 없는 건 세상의 수많은 요소들에 뒤따르는 상호작용의 빈번한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이해하는 것 역시 그 변화 속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예전의 그런 게 벼~ 식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죠. 꼰대라고 지칭되는 연령대에서조차 종종 예전과 다른 모습들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그토록 밑도 끝도 없이 이상한(?) 경험을 강조하던 그 연령대에서 경험이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 생각으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하고 싶은 걸 하면 돼"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실천하여 그것이 쌓였을 때 자기만의 무언가로 결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


어쩌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예전에 제가 듣던 그런 류와 다를 바 없이 들렸을지 모르지만, 하기 싫은 공부 억지로 한다거나 살아가면서 정작 필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공부라는 이상한 틀로 덧씌워 문제를 위한 문제풀이나 공부를 위한 공부라는 게 우선 마뜩지 않거든요.




그 공부라는 것이 시험 성적을 잘 받아야 하는 조건이라면 그 시험의 목적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다시 재정립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더 힘주어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덧붙여 그리기와 만들기에 소질이 있고 또 좋아하는 아이라서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피카소가 남긴 다음과 같은 일화도 이야기해줬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여 나중에 쌓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길 바라면서...


어느 날 피카소가 시장을 걷다 손에 종이를 가진 낯선 여자가 피카소의 열렬한 팬이라면서 들고 있던 종이 한 장을 건네며 그림에 대한 댓가는 치를 테니 자신의 모습을 그려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피카소는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그 여자를 위해 단 30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름다운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완성된 그림을 그 여자에게 건네며 그가 요구한 그림의 댓가는 그 여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피카소가 요구한 그림의 대가는 5억 원(50만 달러)이었습니다. 피카소의 요구에 그 여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데 들어간 30초라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그가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고 하더라도 너무 과한 금액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피카소 씨, 이 그림을 그리는 데 겨우 ’ 30초’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50만 달러는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그 여자의 말에 피카소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고, 그 말은 피카소가 남긴 예술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나타내는 이야기로도 자주 거론되는 명언으로 남았습니다.


“당신을 그리는데 걸린 시간은 30년과 30초예요”


▲ 피카소의 그림 / 상기 일화와는 무관함



그 이후 그 여자로부터 피카소가 그 돈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그 여자는 그림 값뿐만이 아니라 피카소의 그 명언에 대한 대가까지 지불했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회자되는 꼰대들의 경험이 아니라 몸소 쌓은 연륜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명언을 그것도 그 당사자인 당대 최고의 화가로부터 직접 들었으니 말이죠. 이 얘길 아이에게 전하면서 드는 생각은 저의 바램대로 아이가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설마 아이에게 아빠인 저의 말이 예전 제가 느꼈던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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