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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문제들이 어려운 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하여 단순화할 필요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나름의 수단과 방안 제시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모를까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이 능사라는 듯 그럴듯한 논리와 예를 제시하는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그것이 자칫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경험주의적 관점은 아니지만 많은 문제의 출발은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살면서 체득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중 하나가 (제가 자주 언급하는 것입니다만) 사람들은 그럴듯한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오류에 잘 빠지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때때로 아주 심각한 일까지 벌어지곤 하죠.


이미지 출처: CIO.com



이제 인류는 새로운 포스트 기계화(기존 기계와는 엄연히 다른 인공지능이 주를 이루는)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오해 또는 몰이해로 인하여 겪지 않아도 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반성은 누구보다도 좀 안다고 착각하고 사는 저와 같은 이들이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하면서...


얼마 전 포스팅했던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도 참고는 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 무엇이 그럴듯한 것인지를 포함하여 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해나 몰이해로 빠지는 것에 관한 예로써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1


항상 하는 말로 인터넷이 좋은 건 찾아보면 생각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언급하고 있거나 아예 결론이 난 일들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그걸 찾아보고 나름의 이해와 판단을 모색하는 이들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건 더 말해야 잔소리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요.


이미지 출처: www.fotolibra.com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찾아보면 정말 어쩜 이렇게 잘 정리했을까 싶을 만큼 좋은 내용을 담은 글들을 인터넷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아래의 나름 제가 머리로 소화해 그 글들의 골자를 요약한 내용만으로도 어느 정도 맛보기는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1. 기계는 완벽하다는 오해 혹은 배경이 되는 기계에 대해 생각 없음

아예 고려하지 않았거나 기본적으로 기계는 완벽하다는 생각이 그 오해의 출발점입니다.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의 시작도 그랬죠. 그 캠페인과 다르지 않은 구호와 분위기는 기계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였거나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죠. 따라서 이건 하지 않았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 제기는 그다음에 일어났으니까요. 바로 사고가 났거나 그나마 그것도 기계(에스컬레이터)를 공학적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의 지적이 있고 난 뒤라고 할 수 있거든요.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바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여 상호 간 배려하자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 속에 기계적인 사항을 중심에 놓고 판단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어떤 계기가 있기 전까지는 말이죠.



2. 그럴듯함에 수긍하고 사실로 받아들인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이런저런 문제 제기가 폭발적으로 앞다퉈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혹자는 자신이 이전부터 꾸준하게 그 문제에 대해 지적했었다고, 과거 증거(?)가 될만한 근거들을 제시하며 대단한 예지력을 지닌 듯(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렇게 보이는 모습으로) 주장을 펴기도 하고, 때때로 그러한 모습은 대단한 능력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급 유명해지는 인사들도 적지 않았구요.


그러면서 이전의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에 대한 계몽도 선진국을 운운하며 그것이 맞다, 좋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또 어떻게 그리도 잘 가져다 붙이는지 스리슬쩍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캠페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됩니다. 기계에 무리가 간다는 둥,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는 시간이 고작해야 몇 초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둥, 안전이 우선이라는 둥...


하지만 이야기는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왜 이리도 복잡하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미 200년도 전에 헤겔은 정반합을 말했습니다. "정과 합"은 과정의 반복을 뜻하면서 같은 의미는 아님을 의미한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속에 서로 다르거나 심지어 상충하는 것이라도 합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는 것을 말이죠. 허나 안타깝게도 이를 깨달은 이도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3. 기계는 완벽하지 않지만 관리하거나 개선하며 문제없이 유지할 수 있다

사고 발생 후 기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마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듯 많은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 속에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잘못된 것이고 "두줄서기"가 새로운 답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규석 작가의 표현대로(매트릭스 네오도 그런가요? ㅎ) 다수가 그러려니 하고 따라가는 모습에 문제를 제기하는 몇몇은 있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시대가 시대인지라 인터넷을 통해 샅샅이 정보를 살펴 뭔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건 이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죠.


에스컬레이터의 한줄서기가 기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그럴듯한 주장은 통했습니다. 두줄서기가 맞다고 "그렇게 해야 한다"로 다수의 생각이 모여 바쁜 사람의 마음보다 안전이 중하다고 사회 전반에 걸쳐 힘없이 시간에 쫓기고 사는 구조적 문제는 뒤로한 채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가 선진적 문화로 인식된 겁니다. 그러나 그즈음 누군가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섭니다.


선진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대부분 한줄서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로 기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찬물을 끼얹죠.

기계에 무리가 가는 건 맞지만 그건 기계가 지닌 원초적 성격일 뿐 제대로 관리하고 개선해 가면 한줄서기를 한다고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누군가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사실 이 두 번째 부분이 중요한 지점입니다. 그렇게 그럴듯한 내용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는 건 역사적으로도 뭔가 문제가 숨어있었고, 악용된 사례가 많았으니까요. 한마디로 비리나 부조리 같은 그런 일들이죠.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문득 무엇이든 관심을 갖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대넓얕 채사장님께서 강조하신 말씀이 떠올라 그 내용을 첨부합니다. 


지적인 대화는 분명 '놀이'지만 나의 이익을 위한 심오한 '놀이'다. 스포츠, 연예, 이성 문제 상사 욕하기도 분명히 재밌는 대화놀이일 수 있으나, 경제와 정치에 대한 조금은 심오한 대화놀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금은 더 살 만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놀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번 최순실 사태의 뇌관을 터트리고 현재까지의 상황을 전개한 손석희 앵커의 말에서도 역시 그런 맥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이미지도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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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스트 hisa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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