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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 말 자체로는 (느끼기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긍·부정의 의미를 직접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뭐가 무섭다는 건지 의아할 수 있습니다. 마치 염력이나 관심법과 같은 고차원적 능력을 통해 제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 보면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게 무엇인지 보았다면 모를까(허나 저도 그게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건 함정~).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근한 예를 들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라고 말이죠. 어떤 면에서 사람들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거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 자체로 이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죠.


이미지 출처: linkedin.com



제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 무섭다고 하는 건 그러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전제해 둘 것은 원칙을 무시한다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구요.


어느 때인가부터 그 까닭은 알 수 없으나 왠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과 같은 어떤 원칙처럼 느껴지는 경구들은 하나같이 진리인 양 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제가 추정하는 그 의구심이 들었던 시기는 답이라는 실체에 대해 그 무엇도 알 수 없고, 그건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희미하게 들기 시작했던 때로부터 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으로는 약 3년 정도 전 쯤...


단, 확실한 답이라고 제시할 수 있는 건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사람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 모두는 저마다 각각의 사람들이 갖는 생각 내에서만 유효하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원칙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그 관점 또는 기준을 넘어 설 수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vinefortmyers.com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 지금껏 그 속박 속에 치여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몰랐을 땐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칙이라는 말들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수많은 지침... 그리고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나 도덕적 기준을 포함한 제도권 내의 여러 법적인 사항들까지... 한편으로 그것이 살아가는 힘일 수 있겠으나...


앞서 언급했듯이 원칙이라는 것 자체가 답이 아님을 너무도 확실하게 느껴는데, 마치 가위눌린 몸과 같이 그것을 깨치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은 억울함을 넘어서 혼란스러운 일입니다. 무엇이 답인지 알 수 없으면서 그것이 때때로 맞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나약한 존재임을 확인하는 거죠.

새벽 4시가 넘어서면서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의 나...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는가? 난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가?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끼는 이 중압감은 또 어디로부터 오는가?


이미지 출처: www.thriveclinic.co.uk



지난 시간들 속에서는 너무도 쉽게 최면을 걸듯 자신을 설득하고 이해시켰던 많은 당위적 명제들이 어느 순간 굴레가 되었다는 생각이 원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솔직히 이 또한 유추한 생각일 뿐이죠. 알 수 없다는 게 솔직한 얘깁니다.


중요한 건 말이죠. 제게 사람이란 의미는 그 어떤 것보다 사람다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으로서 따뜻한 인성을 지니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상황에 따른 변화는 합리화가 아니라 합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아~ 근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뭔가 또다시 원칙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복잡미묘해집니다.


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중언부언.. 아니 횡설수설 그만하고 이쯤에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스스로 만든 원칙을 지키려고) 남기기 위해 억지 글 하나를 이렇게 채운 꼴입니다. 하루 하나의 글을 쓴다는(쓰겠다는) 생각을 지켰다는 안도감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인가요?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하루를 놓으면 쉽게 놓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게 또 쉽지 않다는 사실이죠. 그게 웃긴 겁니다. 이 무슨 "GNU는 유닉스가 아니다."라고 하는 재귀적 문구도 아니고... 흐


이 말은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들었던 건 "야구와 인생은 알 수 없다"던 하일성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며 들었던 생각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그분께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하셨던 건가... 그분도 지키지 않아도 될 원칙으로 인해 그렇게 가신 건 아니냐는 무거운 생각과 저 자신을 연결짓다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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