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라도 세상 모든 일을 알 수는 없습니다. 또한 모두가 알 것 같은 사건도 모두가 알지는 못합니다. 그 시점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될 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는 완전히 잊히지는 않을지라도 모든 이가 기억하지는 못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일이라고 하는,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지칭되는 인간사 혹은 세상사의 중심 소재는 몇 가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말이죠.
많이들 회자된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 영화 "44번 버스"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진 사건과 사고가 지닌,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으로 변화될 수도 있었던, 그러나 그러지 못해 벌어진 결과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2001년도에 출품되었던 이 영화가 다시 관심을 모으게 된 것도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colordance.com / 일부 편집
인간의 능력으로 이 세상을 정의내리고 판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이 현실 세계를 떠난 사후 세상에 대한 건 말할 것도 없죠. 따라서 제가 본 포스트에서 서술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뭐~ 그 어느 것이나 무엇이든 그러하지 않은 게 있을까 마는...
영화 "44번 버스"를 접하게 된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편파적이고 부실한 수사, 판결의 부당성, 비현실적인 양형기준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점점 더 흉폭해지는 범죄의 이면에는 침묵의 카르텔, 중립의 카르텔을 신념처럼 맹신하는 방관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범죄자, 동조자, 방관자의 3단 콤보는 가히 천하무적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언론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진실은 거짓으로 둔갑하고 말죠.
-출처: 페북 SNS 시민동맹군 페이지
지극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주장입니다. 현실을 보자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구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에 나쁜 놈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정리해 보려고 생각한 주제기도 합니다만,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는 과연 "좋은 것"과 "나쁜 것"은 그 말이 내포한 의미만큼이나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 www.dailymail.co.uk 일부 수정 / 이미지는 영화 Inside Out 포스터
제가 공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만, 사람들이 살기 위한 현재 희로애락이라고 하는 주어진 세상의 조건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상기의 "범죄자, 동조자, 방조자"라고 하는 3각의 카르텔을 형성하게 했다는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들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그럼에도 잘 인지하지 못 하고 살아가는 건 복잡다단함 속에 명확함과 불명확함이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상 살아가는 다수에게 복잡다단함을 꿰뚫어 볼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생각하기 편한대로 어느 정도 불명확함은 숫자를 반올림하듯 명확함 쪽에 집어넣고, 판단하기 어려운 불명확함은 아예 없는 것으로 치부하거나 진실은 미지의 세계 속 저 너머에 있다는 식으로 지나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간의 굴레.. 한계인 거죠.
기록이 나도 모르게 남겨지는 인터넷 시대라서 가능한 얘기이기도 할 텐데... 의도하여 남긴 글이면서도 기억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불현듯 예전 내가 남겼던 글이라고 보여주는 친절한 SNS 서비스 덕분에 2년 전쯤 트위터와 페북에(두 곳 모두에 글을 동시에 남길 수 있는 서드파티 앱을 활용하여) 남긴 글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게 제가 쓴 글인지 기억나지도 않습니다만... 대체 난 무슨 생각으로 글을 쓰고, 남기는지 조차 의아한... ㅠ.ㅠ
세상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발전 가능성을 내포한 이 땅의 기운이 느껴진다.
언제일지 모르나 탐욕에 물든 무리가 척결되는 순간도 바로 도래하리라고…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을 남겼는지 알 수 없으나... 이젠 미련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다가도 이 세상의 흐름이란 게 우리 인간이 알 수 있는 건 없지 싶다는 생각에(미련을 버린다기보다) 그저 모~두 렛 잇 비!(Let It Be!) 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우린 너무 어떤 명확한 답을 갈구하는데 얽매이고 조급한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의 깨달음이란 어쩌면 모르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 아닐까... 뭐~ 그런 거죠.
그럼에도 사후 세상이 어떠하든 영화 "44번 버스"의 결말은 슬프면서도 그 이야기의 크기가 이 세상의 부조리 전체에 대입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이놈의 헬조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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