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의 방송을 스크랩하여 보관하고 있던 글입니다.
불순한 의도를 지닌 헤게모니에 대하여 명쾌하게 분석하고 비판한 속 시원한 글이라서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과 좋은 내용을 공유하고자 게재합니다.
진정한 긍정을 배가시켜 좋은 날들이 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도록!!!
"깃발만 들면 확 뭉치는 집단의 모습이 미덕인가"
'일본인은 진흙, 한국인은 모래'라는 식의 표현은 유포자들의 정치적 의도를 파악해야
우리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로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일본인이 진흙이라면, 한국인은 모래다”라는 말이 있다. 일본인은 단합을 잘하고 서로 조화를 잘 이루지만, 한국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은 잘 났을지 몰라도, 서로 조화를 이뤄 협력하지 못한다는 자기 비하의 표현이다.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부 정준영 교수가 10월 22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에서, 이 표현의 문제점과 그 이면을 분석한 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도리어 우리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정 교수는 먼저, “이 표현 속에는, 한국인이 질투가 많아, ‘1등을 키워내기보다 끌어내리려 한다’, ‘서로 자기를 드러내려 해서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식의 비하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에 비해 1등을 견제하는 심리가 강하다면, 이는 우리 현대사에서 많은 1등들이 정당한 과정보다는, 편법과 부정 혹은 특권에 의존해 1등에 올랐고, 그것이 낳은 안 좋은 결과를 우리 국민들이 여러 차례 지켜봐 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세대 1등을 예약해 놓은 최고 기업의 2세들은 지금도 편법 상속과 특권 세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황우석 박사가 국민에게 배신을 안긴 것도 그 최근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정당하게 1등에 올랐다고 판단되는 이들에 대해선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며 “삼성그룹 총수의 특정 불법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할지언정, 삼성전자의 기업적 경영 성과에는 아낌없는 갈채와 지지를 보내는 것이 그 예”라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인이 역사적 체험으로 체질화시킨 ‘역사적 문제의식’을 단순히 개인적인 ‘질시나 질투’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이는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몰 역사적, 무비판적 영웅 만들기에 덜 취약하다는 강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그리고 “일본은 진흙, 한국은 모래라는 표현에는, 한국인이 일본보다 단결력이 약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왜 꼭 ‘단결’이 좋은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깃발만 들면, 확 뭉치는 집단의 모습이 미덕인가”라며 “우리는 우리 현대사에서뿐 아니라 이웃 국가의 역사를 통해, 동원된 단결 체제 그리고 집단주의 문화가 갖는 폐해를 직접 경험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쉽게 동원되지 않는, 하지만 스스로 ‘신명’이 나면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뭉치는 것이 우리의 힘”이라며 “100년전 국채보상운동에서 최근 월드컵 거리응원에 이르기까지 그 사례는 수없이 많으며, 이렇게 우리만이 갖는 자발적 신명의 단결력이야말로, 진정한 단결의 힘”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무엇보다, ‘일본인은 진흙, 한국인은 모래’라는 식의 표현을 유포하는 이들의 정치적 의도를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 나아가 서민들이 삶의 자리에서 특권층에 대해 던지는 비판을, 마치 ‘단합하지 못하는 이들, 질투 많은 이들’의 ‘1등 흠집내기’ 정도로 치부해버리려는 특권층의 의도가 담겨 있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굳이 일본에 대한 열등감을 조장하면서, ‘한국인들은 단결하지 못한다, 그저 패야 말을 듣는다’라는 식의 인식을 조장해, 폭력적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일제와 군부 통치의 이데올로기”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러한 표현 자체는 폐기돼야 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뜻을 뒤집어, 우리가 가진 긍정적 힘을 찾아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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