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이 표면적으로 불거진 후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대국민 사과 담화문이 두 차례 발표되었지만, 그 효과는 오히려 더 큰 반감을 불러 모으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건 결국 처한 상황에 대해 파악할 능력조차 없음을 더욱 명확하게 인식시켜 준 꼴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뉴스타파
지난 금요일(11/4) 발표된 두 번째 담화문에서조차 진정한 반성이라고 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이들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아직도 누군가의 막후 조종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오죽하면 그 동영상을 편집한 아래와 같이 재편집한 풍자 동영상이 다 만들어질까요?!!
뭐~ 그 내용을 듣고 눈물이 난다고 하는 이들도 있으니 우선 그 내용을 글자로 먼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겠지만...
▲ 대통령 담화를 듣고 속으로 펑펑 울었다고 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아래는 그 두 번째 대통령 담화문 전문입니다.
2016년 11월 4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통령 대국민 사과 담화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울먹임)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주셨던 정부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들 그리고 선의 도움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입니다.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어제 최순실 씨가 중대한 범죄행위로 구속되었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체포되어 조사를 받는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에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고, 왕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입니다.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듭니다.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이런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제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과제들까지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현실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일부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대한민국 성장동력만큼을 꺼뜨리지 말아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습니다.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마땅합니다만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자칫 저의 설명이 공정한 수사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오늘 모든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것뿐이며 앞으로 기회가 될 때 밝힐 것입니다.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안보가 큰 위기에 직면해있고 경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외의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더 큰 국정혼란과 국정 공백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을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 속히 회복해야만 합니다.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님들과 종교 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2년 전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능력과 자질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어찌 됐건 진실한 모습으로 제대로 국정을 이끌어 갈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사람일 것이라고는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 유토피아 대한민국. 이런 상상~! 이렇게만 된다면...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인지하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년 분명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현 상황은 그 생각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더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임에도 아직 상황 인식을 하지 못하고 그나마 쥐고 있는 마지막 권력의 보루를 제3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차기 권력을 추종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흘러가는 건 아닌가... 그래서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어떤 국면 전환용 사건이나 참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이미지 출처: photaram.com
이번 두 번째 담화문을 두고 들었던 생각은 그냥 두고만 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래는 담화문을 듣고 생각한 내용을 바로 적었던 대통령에 담화문에 대한 논박 혹은 충고라고 할 수 있는 저의 생각입니다.
말도 안 되는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말은 똑바로 하라고 했다. 담화문 첫 마디에 "이번 사안"이라고 했는데, 그건 발단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어떤 사고나 사건에 해당하는 말이다. 벌써 수십 년간 꼭두각시로 조종당한 정황이 확실한데, 그걸 몰랐다는 말인가? 그러니 아몰랑임이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게다가 또다시 안보를 운하고 경제 위기를 거론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언제 그렇지 않다고 했던 때가 있었는가! 그래 좋다. 그 말대로 정말 그런 상황이라고 하자. 그런데, 그 위기는 누가 만든 거냐. 그동안 제대로 한 것이 있기나 한가?!!
정말로 사심 없고 책임을 통감한다면 지금 당장 방 빼라! 그리고 말로만이 아닌 제대로 수사받고, 처벌받아라! 그게 그나마 마지막 남은 진실함을 보이고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이다.
생각할수록 담화문 내용이 기가 막힐 뿐이다.
아직도 자신이 얼마나 큰 문제들을 만들어 왔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눈에 보일 뿐이다. 세월호 아이들을 죽여 놓고 코스프레하던 모습과도 전혀 달라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뭐라 했나. 모두 다 사실무근이고, 근거 없는 비방이며 유언비어라고 하지 않았나… 아직 최순실이거나 아직 써먹을 여지가 있다고 보는 또 다른 세력 누군가의 조종을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인간적 연민으로라도 정말 이 말은 해주고 싶다. 그들이 당신 목숨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건 너무도 확실하다는 것을… 그들에게 당신은 그저 권력의 도구일 뿐이니까!!
그러니 마지막으로 아몰랑이라는 조롱이라도 국민들이 거두고 나름 그래도 떠날 줄 아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남은 건 처절한 몰락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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