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진짜와 가짜는 있다고 보여집니다. 엄연히 구분될 충분한 근거는 있으니까요.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 것도 즐기는 제 아이가 구매했던 피규어.. 일명 넨도로이드로라고 하는 상품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깁니다. 뭐~ 여기서 말하는 그림이란 아이의 눈 높이에 알맞은 애니메이션이 주 대상입니다. 요즘은 웹툰으로 영역이 구분되기도 하죠.
혹시 아시나요? 넨도로이드??
전 처음 안드로이드의 변형된 이름인줄~? ㅎ
넨도로이든 넨드로이든 그건 여기서 중요한게 아닙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카게야마"라는 일본 만화 캐릭터가 있는데, 그 카게야마를 형상화한 넨도로이드를 갖고 싶다고 하여 하나를 구입해 주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은 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을 아이는 이미 감안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가짜(짝퉁이)가 배송되어 올지 모른다는... 그리고 나름 진품과 모조품을 구분하는 방법을 확인해 두고 있었는데...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불씨였을까요?
배송되어온 제품은 도색 상태부터 부실하고 피규어 부속간의 규격도 잘 맞지 않아 모두 헐겁거나 뻑뻑하여 조금 살펴만 봐도 정상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정도의 가짜 상품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판매자가 올려 놓은 사진과 구매했던 이들의 평가 정도인데, 남겨져 있던 구매자들의 평가가 없었던 관계로 판매자가 올린 사진만으로 구매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게시물에 첨부된 이미지는 분명 정품이었기 때문에 믿고 구입을 했던 건데 말이죠.
생각 보다 아이의 실망하는 기색이 크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되면서도 문득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의 묘연함으로 꼬리를 물고 흘러가더군요. 좀 다른 얘기긴 합니다만... 그러면서 이번을 계기로 진짜와 가짜에 대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왜 진짜와 가짜가 있어야 하는지와 정작 진짜와 가짜의 의미가 이 세상에 부여된 실제와 어떻게 같고 다른가에 관하여 어떻게 받아들일지 말이죠.
워낙 상표에 대해 무감각하고 그리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는 터라 관심도 없지만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지금과 달리 세상이 부여하는 표면적인 것에 이끌릴 수 밖에 없던 터라 그때는 정말이지 그 메이커 신발이 얼마나 신고 싶던지...
하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된 상표... 흔히 이야기되는 진짜와 가짜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충격은 과연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명성을 얻은 상표는 부가가치라는 이름으로 정작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품질관리만(어떤 면에서는 착취가 더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하면서 제3세계의 아이들이 조막손으로 공을 꿰매고 신발을 만든다는 사실... 이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라고 하나요?
이미지 출처: www.hopesmore.net
그런데, 어느 날인가 "가짜 상품을 만들어 판 일당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이들 들어 본 뉴스일 텐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알고 보니 그 가짜 상품을 만들어 판 곳이 원래 OEM 생산을 하던 곳이었다면... 뭐~ 우선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인 문제를 비롯해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무엇을 진짜라고 해야 할지...
어쩌면 진짜와 가짜는 욕망과 욕구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권력이라고 할수도 있을 거구요. 말하자면 정작 중요한 건 진짜와 가짜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크게 보면 기준이 있어 구분이 될 뿐이라는 것이죠.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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