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겨 보면 이 땅에서 일어난 슬픈 일들 중 제대로 수습된 예가 얼마나 될지.. 그리 많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으로서 이럴 순 없다고 생각되는 굵직한 기억들만 떠올린다 해도 매일 같이 슬프지 않을 날이 있을까 싶을 만큼...
2년 전 오늘 있었던 세월호 참사는 그 슬픈 일들 중에 가장 가까운 기억입니다.
시간은 적잖게 흘렀지만 그간 진실 규명이나 처리 문제에 있어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은 그대로 입니다. 그나마 이번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결과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갈지는 알 수 없으나 기대할 희망이 생겼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점이 차이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사람입니다만, 관점의 차이로 말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본연의 가치가 그렇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연유 때문일 겁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 함께했던 연예인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졌을 만큼 그들 행보에 진정성은 의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사람 본연의 가치로 행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하여 표면화된 그들 중 일부가 보인 행위를 접하고 들었던 의문은 그래서 더욱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김장훈과 임형주는 지금까지도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가시질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들이 했던 모습이 사람으로서 행한 진정성까지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그들이 갖는 정치적 성향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위에 대해 갖는 나름의 판단 역시 누구든 갖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2년 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단 한번도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은 커녕 정 반대의 행태를 보인 새누리당의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그렇게 기존의 모습과 달리 그렇게 행함에 있어서는 분명 고민을 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장훈은 스스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죠.
그의 해명을 보면 지원 유세를 했던 건 믿는 동생이기 때문이라는 것과 그것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건 긴 말도 필요없다고 봅니다. 자신이 단식까지 동참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했던 그 상대쪽에 왜곡된 힘으로 온갖 분탕질 했던 장본인들이 누구였고, 어떤 정당이었는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믿는 동생이라면 그런 정당의 배찌를 달고 후보로 나서려는 것을 타일렀어야 앞뒤가 맞는 얘기 아닌가 말입니다. 또한 특정 정당을 지지할 마음이 없이 좋아하고 믿는 동생을 좋아했기에 유세장을 찾아 지지했었다는 말은 그것을 바라볼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정말 모르고 했을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정말 그랬다면 그가 진짜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뭐~ 상기의 두 연예인에 대한 얘기를 포함해서 생각했던 사안들이 적지 않았는데... 마치 성토하고자 하는 목적의 글이 되는 것 같아 그 얘긴 그만하려고 합니다. 단, 진정으로 사람 본연의 모습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램과 사람을 믿기에 이런 얘기도 한다는 것만은 밝혀 둡니다.
오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 단지 2주기가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매일같이 떠올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곳 블로그 좌측 상단의 위젯을 통해서라도...
사람 본연의 모습을 생각하며 더더욱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세월호 참사는 남의 일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월 16일 오늘을 하늘도 알고 있다는 듯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비가 내립니다. 왠지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하늘에서 우는 눈물과 같다고 느껴지기도 하구요.
이미지 출처: 한겨레 / 신영복 선생님 글과 박계동 화백의 그림
세월호 참사를 포함한 이 땅에서 벌어진 슬픈 일들이 더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슬픔들이 모두 치유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서는 한 점 의혹 없는 원인 및 진실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에 따른 응분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1년 후 오늘이 되었을 때와 그 이후로는 추모하는 마음만 갖을 수 있다면 하는 작은 희망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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