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어느 분이라도 키워주신다면 고맙게 크겠다는 생각으로... ^^
뭐~ 이건 끝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ㅎ
"저 좀 키워주세요" 이 말은 빈도 수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의 상하 수직적 관계가 어떠한지를 상징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키워준다"
이 말을 풀어 보면 기본과 번외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기본이라 함은 부모와 자식 간에 이어 받는 어떤 여건이나 환경에 따라 구분되는 것으로 요즘 회자되는 말, 금수저와 흙수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중 금수저는 시민사회라 일컬어지는 21세기 대명천지에서도 귀족이나 왕족처럼 당연히 키워진다고(혹은 키워져야 하고, 떠받들어야 한다고) 인식되는 현실입니다. 좀 황당하죠.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기본에 포함되지 않은 족보없는 번외들이라면 응분의 댓가가 요구되는 것이 또다른 기본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건 본능처럼 서로가 모두 알고 있는 현실입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얽히고 섥힌, 키워주고 키움을 받는 상관관계를 볼라치면 현실 그대로가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떨치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똥까지 받아 먹고 닦아 준다"는 대사로 그 적나라함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누가 누굴 키우고, 키우는 건지 기본 범주에 들지 않은 욕망들의 관계 속에서는 결론적으로 필요에 의해서만이 선택과 버림이 결정됩니다. 당연히 나 잘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키움을 요청한 자와 키워줄 수 있는 자와의 관계에서 표면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은 하늘 땅 만큼이나 거리가 멉니다.
정치깡패 안상구와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의 관계나 그 논설주간을 찾아와 다리를 놔달라던 정치인 김석우. 친구 사이로 보이지만 동상이몽이라고 할 힘의 원리 속에 엉켜있는 논설주간 이강희와 대권을 노리는 또다른 정치인 장필우. 그들을 돈으로 매수하고 힘의 원천이 된 재벌. 논설주간 이강희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충성(?)을 다짐하고 실천하는 기자. 무릎까지 꿇어가며 자신을 키워(살려) 달라던 검사와 그 검사들 직급 간 그리고 고위층과 오가는 대화에까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겉과 속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까발리려는 듯 영화는 욕정 가득한 왜곡된 힘들의 온통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 역겹고 더러운 민낯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똥이란 표현이 그리도 많이 쓰였던 건지도... 그게 응분의 댓가...
뭐~ 그런거겠죠?!!
세상에 어느 누가 잘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
헌데... 그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그저 헛꿈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 되어 헬조선을 부르고, 망국이 아니라 흔적 조차 없이 증발해 버릴 나라가 될 것이란 확신을 갖게 합니다. 무서운 건 이제 우리는 그 어마무시한 예측을 역설적이게도 달콤 덤덤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입니다.
잘 나지 못한 상황에 웬만한 능력도 없다면 영혼이라도 팔아야 하는 현실.. 그마저도 아무에게나 주워지는 것이 아니니 폭삭 망하길 바라는 마음들이 드는 건 어쩌면 자연의 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튼 영화는 족보 없는 검사를 향해 이런 대사 한마디를 던집니다.
그러길래 잘 하지 그랬어, 아니면 잘 좀 태어나던가.
사실 "저 좀 키워달라"는 그건 부끄럽지만 제 기억 속에도 있습니다. 뭣 모르고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하던 즈음 저 역시 크고 싶다는 욕망으로 저를 잘 봐주셨던, 다니던 회사 사장님께 그런 비스무리한 말을 했었드랬죠.
그리고 그 시절 저는 아침 마다 무슨 주문이라도 외듯 거울을 보며 성공을 성공~ 성공~ 서~엉공이라고 노래 부르곤 했습니다. 그게 잘하는 것이라 확신하며... 물론, 생각에 따라서 마음가짐의 표출이라 할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면 권장할 만한 것이기도 합니다. 단, 그것이 나만의 성공과 출세를 위한 것이라면 아니올시다란 생각이죠.
이제는...
이미지 출처: www.etnews.com
또다른 기억도 있습니다. 최근 정치인이 되어 이슈화 되었던 모 게임회사 대표 출신.. 그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자신이 있었기때문이다라고 주장한 이전의 그 회사를 만든 여자 사장님... 그들의 관계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하다는 생각... 다만, 그래도 그의 정계진출에 대한 다음과 같은 소감에서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한다는 건 개인적으로라도 여백을 남겨두고자 합니다.
흙수저와 헬조선을 한탄하는 청년에게 ‘노력해 보았나’를 묻는 건 염치없는 ‘꼰대’의 언어”라며 “패기와 열정으로 넘을 수 없는 절벽이 청년들 앞에 있는데, 떨어지면 죽는 절벽 앞에서 죽을 각오로 뛰어내리라고 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년에게, 안전그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런데, 아무런 관계도 없고, 그래서 기억될 리는 전혀 없습니다만 저는 2000년대 중반 그 여자 사장님과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부단히 애쓴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연결만 돼봐~라는 간절함과 함께 늘 마음 속으로 이렇게 되뇌곤 했었죠. 애원하듯 "절 키워주세요. 키우실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요"라고...
그러나 부질없음을 이젠 압니다. 학실이~(0삼 버전)
그럼에도 다른 한가지 남는 바램은 있습니다. 매일 하나의 포스트를 발행하는 블로거로써의 바램... 소통... 부족한 이 곳 블로그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소통으로 저를 키워주시는 거라는...그래서 지속적인 글쓰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고, 절 좋아해 주시는 정싸장님께서 저 좀 키워주신다면 캄솨하겠씀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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