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나라는 분단이 되어 왕래도 할 수 없고, 서로를 못잡아 먹어 안달일까??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어린시절 이해할 수 없던 의문이었습니다. 많이 알지 못했고, 알 수 도 없었던 그 시절 했던 생각은 "그냥 국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만나면 되는 것 아닌가?"였습니다. 마치 "배고프면 냉장고를 열어 맛있는 걸 찾아 먹으면 되는거지~"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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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이었지만 갖었던 그 아리송한 의문은 길지 않은 시간에 답과 이유를 알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 하나 하나를 알고 떠올린 건 아닙니다만.. 어떤 무소불위의 힘이 작용되고 있음을 느낀겁니다. 어린 눈에도 힘 없는 국민 개개인에겐 섣불리 따져 물을 엄두 조차 낼 수 없는 현실이 보였던겁니다.
또한 이쪽 저쪽 모두 정도는 다를지 모르지만 주어진 조건과 환경이 외형적으로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 체제 모두 주권자를 의미하는 "민民"이라는 글자를 국가 이름에 사용하고 있었지만, 흔한 말로 도찐 개찐이랄까요?! 왠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보이는 권력자들과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의 모습에서 민(民)은 그저 자신들을 떠받치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한 환경이니 권력에 대한 찬양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을 겁니다. 그러니 어린 시절 기억 속 대통령 = 왕 또는 임금님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의 생각에 바탕을 두고 퍼즐 맞추듯 떠올린 어린시절의 기억이라서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 시절은 그랬습니다.
살아 보질 않아서 알수는 없지만 남겨진 기록들과 전해 듣고 본 여러 정황들로 추론할 때, 시간을 거꾸로 돌려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 적용해 보면 일본군국주의의 정점에는 지금도 논란이 되는 천황이라 떠받들여진 존재가 있고, 그를 언급한 사안과 연결지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그리 다르지 않은 결과를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상상이라고 해도 실제와는 그리 다르진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그 체제 하에서 그 어느 누구도 성한 목숨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일제강점기를 벗어난지 어언 71년 가량의 세월이 흐른 2016년 7월 입니다.
그런 지금 이 땅에서 "천황폐하 만세" 삼창이 외쳐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연히 그 시절과 같은 천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뿐아니라 그 나라 일본도 아닌 엄연히 국민이 주인임을 헌법으로 명시하고 있는 21세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그것도 정부 산하의 기관장이란 사람이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보다 웃긴 일도 없습니다. 아니 좀 황당한 일이죠?!!
황당함.. 맞습니다. 그렇게 외쳤다고 하는 정부산하 기관장 본인도 취재 기자에게 농담으로 했던 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입장(?)에 따라서 이를 두고 이젠 존재하지도 않는 호칭으로 장난치 듯 할 수 있는 농담인데 뭔 이리도 난리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수 있다고 인정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럴만한 우리의 입장이 되는가는 먼저 짚어야 하고 그게 전제되어야 합니다.
천황이 있든 없든, 나라 팔아 먹은 이들과 그 후손들로 인해 여전히 어려운 것이 우리네 현실 아니냔 겁니다. 솔직히 농담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여지가 있을 국민적 정서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고는 하는데, 국민의 시각이 아닌 권력자의 시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마음이 좋질 않습니다. 게다가 그 정부산하 기관에서 외부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한 내부 조사가 있었다는 정황을 들으니 참으로 거시기 합니다.
몇 해 전 부칸 찬양 트위터로 재판을 받았던 이가 있었습니다. 다행이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이번 천황폐하 만세 건과 비교하자니 뭔가 묘연하고 아리송함이 그 어린시절 보다 더한 느낌입니다.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천황폐하 만세"는 별 문제 아니고, 공적으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반인이 농담이라고 주장한(실제 누가 보더라도 그런) 부칸 찬양은 재판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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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은 국방 백서에 주적이 표시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주적은 비아냥조의 찬양도 금지되어야 하는 그런??
그렇습니다. 저는 두 사안 모두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넉넉히 받아들일 마음의 여지가 충분하다면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이죠. 문제는 그럴 수 없는 각박함이 너무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잣대와 판단이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고, 힘있는 자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결론 끝에 17년간 억울하게 살인의 누명을 썼던 힘 없는 이들과 살인자만도 못한 경찰, 검찰, 법원으로 남게되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헬조센은 아닌 겁니다.
슬픈 일이죠.
근데, 과연 천황폐하 만세와 부칸 찬양 중에 누가 더한 것이라고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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