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이 왜곡된 탓도 있겠지만, 연일 터져 나오는 사건 사고와 이슈들을 둘러보고 있자면 문제 아닌 것이 없고 또 무엇이 진실이고 왜곡인지를 구별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깨어 있는 정신으로 생각들을 곱씹고 되짚어 보면서 적어도 그것이 누굴 위한 것이고 진정성이 있느냐라는 측면에서는 근본적 사실에 대한 판단 만큼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트위터와 각 언론을 통해 EBS 수능강좌의 모 강사가 인터넷 방송(VOD)에서 발언한 내용이 파장이 일고 있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언론들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특종(먹이감)처럼 다뤄지고 대부분 그 다뤄지고 있는 내용이 그 발언은 잘못되었다는 시각으로 접근 하고 함몰되고 있음을 보면서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서 가만히 지난 20년 가량 지난 과거 군대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
▲ 문제의 EBS 강의 동영상 갈무리 한장면
논리의 비약이 진실을 뒤덮는 경우는 흔히 지금과 같은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는 어렵지 않게 나타납니다. 특히, 왜곡된 현실의 대한민국에는 비비 꼬인 논리를 가장한 말과 글들 속에서 옳고 그름과는 관계 없음에도 마치 그것이 선이고 올바른 대상 자체로 인식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군대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2
그건 힘있거나 돈있고 한 특정 부류들은 군대를 가지 않고 힘없는 이들만 복무하는 현실처럼 인식되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뭔가를 하려할 때 군대를 다녀왔는가의 잣대는 마치 군대가 어떤 성역이거나 대한민국 존재 자체처럼 인식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주 당연한 것임에도 3 특정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군대를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인정받고 추켜세워지게 됩니다. 4 5
그러므로 이야기되는 군대에 대한 이야기에 있어 군대라는 명제는 그저 어떤 의무로써 군대를 다녀왔는가 아닌가를 말하는 것일 뿐 군대 자체의 성격을 규명하거나 군대가 좋은 곳이다 아니다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말들이 이상하게 꼬이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연결됩니다. 군대 자체의 성격을 포함하여 군대의 필요성 등등...
그래서 간혹 군대가 왜 필요한가를 이야기 하다보면 무한루핑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겉돌게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군대가 결론적으로 필요악이다라는 정도에서 끝나면 되는데... 주입된 교육에 의한 사고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 버린 건지, 아니면 세상 대부분의 생각들이 그런 것처럼 비춰져 그것이 정상인양 생각하게 되는 어떤 메카니즘적인 흐름 속에 빠져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군대라는 대상 자체를 궁극적으로 원래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지는 않아도 현실적으로 군대란 힘의 균형이라는 측면으로 있어야만 한다는 논리 6에서 시작하여 이야기 속에 군대 조직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보기 좋은 영향적 요소들까지 끌어들여 군대는 마치 원래 있어야만 하는 꼭 필요한 곳, 또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는 등의 억지가 그럴 듯한 이야기 속에서 본질적인 군대의 모습과 다른 형태로 인식되도록 만들곤 합니다. 7 8
'군대는 사람 죽이는 거 배우는 곳이다?!'
군대에 대한 성격을 다르게 얘기 하자면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과연 군대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적나라게하 표현하자면... '군대가 사람 죽이는 거 배우는 곳'이라는 표현이 좀 격하고 직접적이라서 듣기에 거북할지 모르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입장이거나 군 조직을 옹호하는 편에서야 기분 나쁘고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방적으로 군대가 신성한 곳이라도 되는 양 그렇게 말하면 누군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비참하게라도 되는 건지 뭔가 잘 못돌아가도 한참 잘못 돌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인간을 살상시키는 원인 중에서 군대 보다 더한 곳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그건 충분히 답이 된다고 생각되는데... 아닌가요?
군대를 생각하면 모든 면이 그렇진 않지만, 군대는 근본적으로 모순 덩어리에 사회의 부조리를 만드는 원조이자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것이 군대를 다녀온 사람으로써 지금껏 갖는 솔직한 생각입니다. 이는 또한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군대를 찬양하거나 순화하여 좋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누구라도 그러한 생각은 말할 수 있고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생각의 자유조차도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으로 미스터리하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9
해당 동영상을 접해보니 그 강사가 비난 받을 사항은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고 남자를 비하하는 듯한 모습과 좀 다듬어지지 못한 강사로써의 태도가 문제시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표출되는 이야기들이 모두 군대와 연결지어져 이야기가 되고 남자비하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변질되어 남자와 군대가 마치 동일시되는 착각에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함몰된 사고들이 만든 수많은 폐해들을 생각할 때 최소한 진정성과 순수성에 대한 가치 만큼은 그것이 세상의 험악한 분위기에 휩싸여 모두가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한다해도 누군가에 의한 작은 목소리라도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포스트 '2는 알고 8은 모른다.' 에서도 말씀드렸 듯이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가 주장한 2대8 법칙은 8이 없이는 2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된 2를 만드는 건 8이라는 사실을 더더욱 강조해야 할 이유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_ _)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추천과 RT 부탁드립니다.
- 이글은 문제의 발언을 했던 여 강사를 옹호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의 강의를 했던 강사의 강의하는 모습에서는 짧은 동영상이나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시 되어야 할 부분은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는 방식과 강의하는 태도에 있지 않나라는 사실이라고 생각되었는데... [본문으로]
- 또는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는 대상이 이야기 속 소재로써 어떤 진정성을 이야기 하는 것일 뿐 그 소재 자체가 직접적으로 올바름을 이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본문으로]
-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입지와 명예를 위한 것이나 어쨌든 국가적인 대표성을 지닌 어떤 역할을 맡으려 하는 경우... 이를테면 더 큰 힘이나 자신이 보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하는 요량으로 어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거에 출마하거나 옛날로 말하자면 벼슬자리 또는 감투를 쓰려고 할때 [본문으로]
- 보편적 흐름이 그러함에도 그것을 타파하고자 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본문으로]
- 물론 그렇다고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 특정 뷰류들이 눈하나 깜짝 하느냐... 허~ 다들 알다시피 그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이 쎄?다고 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그런 현실이니... [본문으로]
- 한편으로는 그것이 하나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존립이라는 자체에 있어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군이라는 입지가 차지한 영향력이랄까요? 군출신이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몇십년에 걸쳐 대통령을 해먹고 했으니 당연한 얘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마치 육군사관학교가 대한민국의 엘리트로 자리하는 경로로 인식된다던가... 군에서 장교로 복무하는 것이 마치 중세 귀족사회 처럼 이해하는 사고들 말이죠 [본문으로]
- 그 논리로 만 보자면 어느정도 인정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본문으로]
-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회피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은 높은 자리 꿰차고 있는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남성의 군복무라는 의무의 신성시는 얘기되도 그 의무를 신성시하는 곳으로써 군대는 다르다는 얘깁니다. 왜곡된 힘들에겐 특히 [본문으로]
- 이氏 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그럴까요? 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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