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지니고 있는 의문 중 하나는 "왜 사는가?"라는 것과 "노력해야만 하는 이유"인데, 이런 의문을 갖게 된 건 존재의 의미는 부여하는 것에 있을 뿐 근원적 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열심히 산다고 한다면 열심히 산다는 것에 대한 보편적 기준이 제시될 수 있어야 합니다만, 어마 무시한 주장만 난무하는 것이 그간 봐온 현실입니다. 그 끝에 남는 건 힘 있는 이가 말한 한마디가 다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나름의 관점까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꼭 그래서만은 아닙니다만, 관점을 중시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소통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는 배려와 관용으로 연결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의도적인 악의적 질문이 그렇습니다.
특정한 누군가로부터 그의 의중 혹은 범죄 사실의 진위를 심리적 압박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던지는 질문으로 Alternative Question 기법(양자택일 질문 기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 질문 기법이 악의적이라고 하는 건 그 제시된 답이 양자택일로 짜인 프레임 형태라서 그렇다고 하기도, 그렇지 않다고 하기도 모호하면서 결정적으로 어떤 답을 선택하든 답변하는 쪽은 불리한 진술이 될 수밖에 없는 의도적 함정이 숨겨 있습니다.
이런 의도된 질문에 준비, 아니 잠재적으로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해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근본적으로 이런 상황이 없는 세상이어야 하겠으나...
순실이 처럼 묵비권이라도 행사할 수 있다면 그나마 낫겠는데, 상황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죠. 차기 대권에서 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받았다고 하는 질문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순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줄 타듯 의도된 바를 뚫고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싶긴 합니다만... 이를 지켜본 서울대 한인섭 교수님께서 페북에 남기신 글을 보면서 꼭 기억해야겠다 싶더군요.
이 의도된 악의적 질문에서 벗어나고 무력화시키기 위한 묘책으로 한인섭 교수님께서 제시한 방법은 참 대단했습니다. 다만, 순서적으로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질문 프레임에 끌려가서는 안된다.
2. 예스/노라는 함정을 파 놓았을 때, 설정된 답으로 즉답해선 안된다.
3. 전제 자체를 깨야 한다.
4. 프레임 바깥에서 답을 가져와야 한다.
5. 가장 좋은 것은 질문에 대해, 다른 질문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어떻게 헌재가 국민의 기대와 헌법 기준에 따라 재판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할 수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교활한 그 넘이 답변했던 모습이 많이 어눌해 보여도 그동안 해온 경험에 기반한 훈련이 아주 몸에 밴 놈이었음을 상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 질문 기법도 잘만 활용하면 사람들 모두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고, 이는 검색해 보면 이미 많이들 적용해 오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은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단정 짓는 건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단, 이를 관점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 그 복잡함을 더하게 한다는 게 어려운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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