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보름만의 포스팅 발행입니다. 그동안에도 머리 속엔 온통 글감들로 뭉쳐진 복잡한 전기 신호들이 감지되곤 했습니다. 아마도 블로그를 업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업보라는 걸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그리 달가운 건 아닙니다.
매일 이어오던 포스팅의 마지막이라고 썼던 바로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매일 글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어느 하루도 느끼지 않았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말이죠. 무당이 되고 싶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비유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게 진짜라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 같긴 합니다만... 뭐~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닌 걸 그런 것처럼 하는 게 기분 좋은 일도 아닐 테니 결국 같은 말이긴 하겠군요.
어쨌든 매일 글을 쓰겠다는 나와의 약속... 그것을 중요하게 인식하며 1천 일 이상 이어왔던 그 흐름을 중단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지만 그 지난 며칠은 그만큼 부담은 덜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족쇄 없는 속박에서 벗어난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업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듯 매일 글쓰기의 흐름이 끊겼다고 해서 글쓰기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나름 정리하며 (이 곳 블로그를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이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이를 어느 정도 밝힐 필요를 생각하고 작성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곳 블로그는 이 글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 소통을 바탕에 두고 있는 저로써 (한 달가량이 빠지는) 지난 근 3년 간의 시간은 그야말로 고행에 더해진 고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 네x버에서 비롯되었다는 핑계 아닌 핑계도(하지만 제겐 너무도 큰 원인으로 여겨지는) 한몫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이유로 네 x 버는 구글과 여타의 검색엔진에서 문제로 보지 않는 정상 사이트를 어뷰징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에서 제외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네x버가 여타의 검색엔진의 기준을 따를 이유는 없지만 검색의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 과연 네x버의 검색에서 정상적으로 꾸준히 글을 발행하는 엄연히 존재하는 사이트를 배제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글이 발행된다는 건 작성하는 이뿐만 아니라 그 글이 어느 누구에겐 가에 혹시 어떤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그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뭐~ 이곳 블로그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랬으면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심심찮게 확인되는 이러한 검색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토로는 소수가 경험한 바도 아니니까요.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NAVER)
더 큰 문제는 이 나라의 인터넷 전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 한글 검색에서 여타의 검색 엔진들이 네x버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건 자발적으로 컨텐츠를 생성하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를 완전히 꺾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컨텐츠를 꼭 블로그에서만 해야 하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글쓰기에 있어 블로그만큼 이 시대에 적절한 1인 미디어도 없다는 말로 그 답은 갈음하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름도 없는 하찮은 블로거 하나가 그 거대 기업을 상대로 어찌할 수 없다고 하는 그저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실제로 앞서 밝혔듯이 이 글이 이 곳 블로그에서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선언(?)은 주어진 환경에 일정 부분 용해되어야 한다는 자구책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무시한다고 혼자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그게 그것이 아니었고.... 저는 지금 그 네 x 버라는 거대 영향력 앞에 두 손 두 발 모두 들게 된 꼴임을 자인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마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현재 사용 중인 hisastro.com에서 다른 도메인을 따로 설정하고 그 주소를 적용한 새로운 별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니 거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스킨도 (뭐~ 사실 그리 멀지 않은 시간 안에 모바일과 데스크탑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나) 지금의 현실에 맞게 반응형으로 괜찮은 스킨을 적용할 생각입니다. 부차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고 확신하게 된 카테고리도 아예 없애거나 전통적인 구분으로 기성 언론이 추구하는 분류 방식에서 최소한의 범주만을 간결하게 마련해 둘 생각입니다.
또한 소통을 위해 각별히 유의했던 경어체 사용도 새롭게 시작할 블로그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문장을 쓰는데 적잖은 제약이 있다는 것이 그 기본 이유이기도 하나 소통을 위해 존칭을 사용한다는 생각 역시 하나의 선입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블로그는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부합한다는 생각했습니다. 뭐~ 이것도 마음처럼 될지는 미지수이나...
가급적 매일 쓰기를 이어가는 그 기본적인 흐름은 지키려 하겠지만 나를 너무 옥죄는 건 지향하려고 합니다. 주객이 전도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물론, 이 부분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한편으로 그것이 글쓰기를 이어가는 바탕이 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거든요.
너무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저의 맹점을 좀 변화시키고자 노력도 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직간접적 물리적 움직임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좀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재미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활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언젠가 포스트를 발행하며 하겠다고 생각만 하고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탐방이라던가 관심 있는 이들을 찾아 나름 인터뷰하는 것 등등...
그런데, 이 글이 마지막임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와 같은 생각들을 실천하는데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건 제 마음에도 어느 정도 여유를 부여하기 위한 취지이기도 합니다. 지금 제게 가장 필요한 건 마음의 여유거든요. 아니 그건 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이 말이 "블로그,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라는 이 글의 핵심입니다.
새로운 블로그를 준비한다고 해서 이곳 블로글 방치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름 그간 하지 못했던 문맥과 오탈자 정정을 틈틈이 병행할 생각이고, 생각했던 계획들이 일정 부분 정리되면 개인적인 생각들을 담는 공간으로 이 곳 블로그를 활용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곳 변변찮은 블로그를 관심 있게 봐주셨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운 말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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