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이 기억하는 여름인 줄 알았습니다. 찜통 같던 무더위가 무엇인지 알게 했던 1994년 여름... 하지만 그때의 기억보다 더하다고 느낀 2016년 올여름.. 1994년을 살았던 이들 모두가 그렇게 기억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걸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여름의 더위로 각인된 94년은 이제 2016년을 한번 거쳐 떠올릴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새벽 온도(체감 온도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저 30도를 넘나들며 밤잠을 설치게 했던 날이 한 달 가까이 연일 이어졌으니 말이죠. 그렇게 느껴져서인지 알 수 없으나 이토록 길게 열대야 현상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을 듯합니다. 94년의 여름도 밤 온도가 올해 같지는 않았다고 기억되니까요.(재밌는 건, 기록상으로는 당시의 기록들과 비교해선 여전히 94년이 더했다고...)
이미지 출처: blogs.ft.com
실제 기상청의 금년도 7월과 8월의 날씨 기록을 (뭐~ 신뢰하지 못할 곳으로 욕을 얻어먹고 있지만 지난 기록까지 엉터리는 아닐 테니) 살펴보니 체감으로만 느낀 더위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시듯 서울의 7~8월 평균 기온이 28도 수준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기상청 날씨 기록 화면 갈무리
그야말로 2016년의 여름은 긴 터널을 지나온 듯 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연일 덥던 더위가 갑자기 8월 26일을 기점으로 비가 내리더니 전날과 달라도 너무 다른 날씨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10월 중순의 날씨 같다는...
옷을 바꿔 입을 겨를도 없이 너무도 급작스럽게 온도가 내려가다 보니 모두가 어리둥절한 모습들이고, 심지어 어떤 이는 세상이 제정신으로 돌아가지 않아서 날씨마저 그런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비정상인 세상에 더해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처 장관 인선을 빗대 아래와 같은 정도는 되어야 장관 할 자격이 된다는 비난이 쏟아졌었는데,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 페이스북 페이지
최근 소폭으로 진행하고 있는 몇몇 부처의 장관 후보자의 면면에서도 그리 달라진 건 없어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 떠들썩하니 갖가지 정권 주변부에 불거지는 부조리한 사안들을 보면 날씨가 이상한 건 문제도 아니기에 드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은 겁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미신 같은 생각이고 뜻과 무관한 발음 상의 문제였을 뿐이겠으나) 2016년이 병신년이었군요.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농협 특혜대출 및 대기업 특혜임차 의혹ⓒ김한정 의원실
이미지 출처: 민중의 소리
어쨌든, 9월 중 며칠 정도는 때늦은 늦더위가 잠시 찾아오긴 하겠지만, 무더운 여름으로 94년의 기억을 대체할 2016년 여름의 마지막 날이라 할 수 있는 8월 31일을 이렇게 보냅니다. 뭐~ 결코 아쉬워서 하는 소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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