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인은 여유가 있었나 벼~

그냥 2016.09.14 18:14 by 그별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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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 후반에 접어들 무렵 많이들 그러하듯 감성도 함께 무르익어서인지 주체할 수 없이 떠오르는 시상들을 적어 놓기 바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지금처럼 디지털화된 세상이었다면 그때 남겨 두었던 시상 중 하나 정도는 어렵지 않게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드는데, 아시다시피 확인할 길 없는 것은 (특히 그것이 나와 관계되거나 좋아하는 것이라면) 왠지 좋게 기억되는 일종의 착각일 거라서 다행스럽기도 합니다.(뭐~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어린 시절 남겨두었던 글들을 옮겨 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합니다. ㅎ)


이미지 출처: en.wikipedia.org / ▲ Oscar Wilde



생각해보면 그 시절은 왜 그리도 떠오르는 좋은 글귀(뭐~ 다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모두 착각일 수 있다는...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는 거!) 나 시구가 그토록 많이... 그것도 불현듯 떠올랐던 것인지... 아마도 어린 시절 나름의 걱정거리가 없던 건 아니었겠지만, 어른이 되어 갖는 현실적인 고민이나 어려움과 비교하자면 그리 대단한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글귀를 떠올리고, 글을 썼던 빈도수가 자연스럽게 많아졌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얼마 전 모 단체가 주관한 어떤 강좌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던 중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에 관한 이야기로 인해 들었던 옛 기억과 그에 따른 생각을 대략 정리한 얘깁니다.


강연을 맡은 강사분께서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신 말씀이 그랬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언급하며 누구나 아름답다는 이야기... 말이 나왔으니, 게다가 길지도 않으니까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아래 남겨 놓고 얘길 이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쵸? ㅎ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이미지 출처: jisuoh92.wixsite.com



시인의 심상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그 강사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때 순간 들었던 생각은 그리 긍정적일 수 없었습니다. 어리석은 일이지만 좀 화가 났던 것도 같습니다. 그건 그렇게 하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거냐는 생각이 불쑥 들었던 탓도 있습니다.


누군가 "정말 간절히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말하자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은 알겠으나 그게 최근 회자되는 말처럼 희망 고문이 될 수도 있고, 상황이 되지 않는 입장의 사람들에겐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옆에 앉아 계신 분께 작은 목소리로 저는 이렇게 말해버렸습니다. 그냥 혼자 생각하고 말지... 뭔 좋은 소리라고...


그걸 누가 몰라서 그러나요?

내가 여유가 없는데... 누굴 자세히 볼 겨를이나 있겠냐구요.

아마 시인은 그렇게 볼 여유가 있었던 거 아닐까요?


이렇게 이야기 하고 난 직후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사실 지금 포스팅을 남기기 전까지 몇몇 지인분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저의 그런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하면서도 곱씹어 생각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부끄러움을 말이죠.


솔직히 저도 그러고 싶긴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바램...


이미지 출처: tipwanita.com



하지만 그런 바램을 나도 갖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래야 한다는 말은 섣불리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설령 그런 경지(?)에 다다랐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언처럼 내 생각은 그렇다는 정도까지는 몰라도... 그보단 오히려 사람들 모두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힘쓰고 그것을 더 강조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인지하는 것과 무관하게 그런 세상이 오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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