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부모님께 디지털 액자를 설치해드렸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셨지만 점차 그 가치를 발견하시곤 지인 분들께 선물하고 싶으시다면서 얼마면 구입할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하지만 그건 쉽다면 쉬운 일이면서도 또 (자제 분들이 있어 문제없을지도 모르지만)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는 간단한 일도 아니어서 여차저차 말씀드리고 우선 그 일은 차후로 미루는 것으로 했습니다.
어쨌든 지금도 부모님 댁에는 디지털 액자가 설정된 대로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면서 시간 흐름에 관계없이 약 천여 장의 사진들을 3초당 한 장 꼴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님께서는 자연스럽게 오다가다 디지털 액자에 눈길이 한 번씩 가면서 가끔 사진 앞에 서서 그 시간을 추억하시곤 합니다. 별도로 꺼내 펼쳐 봐야 하는 번거로움과 관리와 보관의 어려움이 있던 과거의 경험에 비춰 디지털 액자가 (혹은 디지털 자체가) 효용성이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밖에요. 사실 저로 인해 제 아버님께서는 이미 일부 디지털화되시긴 했습니다. 일반 만보기 대신에 디지털 밴드를 손목에 차시고 운동을 하실 뿐만 아니라 전화기도 아이폰을 쓰시거든요. ㅎ
설맞이 부모님 깜짝선물! 구형 스마트폰(또는 패드류)의 재활용!!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잖아도 처음 디지털 액자를 설치해드렸을 때 인화된 사진 뭉치를 주시면서 그 사진들도 디지털 액자에 넣어 달라고 하시기도 하셨었는데, 좀 더 부모님께서 지난 시간을 추억하실 수 있도록 그러면 어떨까?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마음먹고 얼마 전 부모님으로부터 옛 추억이 담긴 사진 앨범 모두를 싸들고 왔습니다. 문제는 시간... 찾아보니 자동으로 스캔해주는 오토 스캐너도 판매하던데, 당장 그걸 구입하기엔 가격이... 흐~
그렇다고 그냥 일반 스캐너로 스캔하기엔 벅차 차일피일 미루다가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처럼 일단 조금씩이라도 시작해야겠다 마음먹고 싸들고 왔던 앨범을 풀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점점 시간이 흐른 다는 건... ㅠ.ㅠ
근데, 왠지 마음이 벌써 뿌듯해 옵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
아~ 자동 스캐너를 하나 장만해야 할까요? ㅋ
뭐~ 시간이 지나 부모님의 옛 사진들을 모두 스캔하고 나면 이 글이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죠? 삶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그런데, 또 이렇게 쓰고 보니 다음엔 디지털 액자도 업그레이드해드려서 아예 클라우드로 연동하는 것까지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끝이 없...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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