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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에 관한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판결(2004. 5. 14)을 포함하여 그간 헌재가 내린 판결들을 보자면 정말 이 곳이 대한민국의 최고 권위를 지닌 법리 기관인지 갸우뚱 해집니다.


그 주요 내용들을 시간 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신행정수도법 위헌 확인 결정(2004. 10. 21), 헌재는 이 판결에서 '관습헌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시.


2.  미디어법 처리 무효 기각 결정(2009. 10. 29), 가결 절차에서 대리투표와 일사부재의 위반 등 야당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가결선포행위가 무효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


3. 통합진보당 해산 인용 결정(2014. 12. 19), 아직 제대로 증명되지 않은 사안을, 그것도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 귀결시켜 국가 전복세력으로 규정하여 법무부의 청구 인용 판시.



상기 헌재 판결의 공통적인 문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내세운다는 점입니다. 또한 법의 판결이라는 것이 그렇겠지만 판결에 따른 이익이 다수를 향하지 못하다는 문제도 지적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관습헌법이므로 수도를 이전할 수 없다면 과거 역사를 모두 거스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표결에 문제가 있음에도 표결 자체가 무효가 아니라면 어떤 사안이든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을 인증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당해산에 관한 사항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 정당해산은 정치적 사항으로 법이 아닌 민의에 의해 좌우될 사안이고, 더욱이 실제 민의로 선출된 정치인을 권력에 의해 선임된 법관들이 민의를 거스르고 권력에 머리를 조아린 결과가 되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대한 문제를 지녔다고 봅니다.


이미지 출처: www.ytn.co.kr(일부 수정)



수도를 이전하는 문제나, 헌재 스스로도 인정했던 문제 있는 법안이었음에도 결론은 문제없다로 끝난 미디어법에 의해 특정 소수가 취할 이익은 엄연히 헌법에서 보장된 기회균등에 위배됨은 물론이고, 행복추구의 권리가 특정 소수의 힘에 의해 배척될 위험에 처하게 하였습니다.


실제 수도권과 지역의 경제적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미디어법의 특혜 논란은 그 논란을 넘어 수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현실은 암담함 자체입니다. 또한 이번 통진당 해산 판시는 어떻게 법이 민의를 거스를 수 있는 건지 이제 그야말로 독재국가로 향한다는 조소 섞인 비아냥이 그저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헌재의 판결이 이를 바랬던 소수의 희망과 일치된 결과로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행정수도 이전은 다른 형태로 진행되었고, 미디어법 통과가 유효하게 된 후 진실되지 못한 언론과 방송에 등 돌린 국민이 적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이 갑작스레 진행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59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조봉암 제거를 위해 진보당을 해산시켰지만 1년 후 국민들에 의해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는 사실도...


헌재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판결에 대한 뒷담화로 흘려들은 이야기 중에는 당시 헌재 법관들이 탄핵 합헌을 판시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대다수 국민의 판단을 국민의 선택과 다르게 헌재에서 결론을 내리기엔 적잖은 부담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반면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결정적으로 당 규모와 가입 당원 숫자 등 위험 요소가 적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 보다 득이 월등하게 컸을 것이라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이유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온 나라 국민들이 종북 빨갱이라는 덧씌움을 두려워하고 있으니 말이죠.[각주:1]


부정선거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 내란음모 그리고 십상시 파문을 벗어나기 위한 이번 어쭙잖은 정당해산 심판은 한 번으로도 과했던 오용이 분명 스스로를 옥죄게 할 테지만...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권력이 주모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물타기가 통하는 이 나라는 이상한 나라.. 아니 해괴망측한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후 또 어떤 무리수를 두게 될 것이냐는 겁니다.

그러다가는 분명 골로 가게 된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말이죠. 물론, 그 무리수로 인해 고통받게 될 이들을 생각하면 암담함 그 자체입니다만... 

  1.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논평과 의견을 보면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있습니다. 판결의 문제만 지적하면 될 것을 단서를 붙인다는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통진당을 싫어하지만 이런 판결은 안된다~ 는 류가 그렇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을 겁니다. 색깔 공세에서 벗어나고 싶다. 아닌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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