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부끄러운 기억

그냥 2016. 6. 3. 17:24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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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존재로써 실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에 더해 저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란 말도 그리 좋게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조심하고 유념하라는 의미겠지만, 실수라는 것을 그저 쉽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기본적으로 사람이라면 양심은 있고, 누구나(라고 할 수 있을지는 저만의 생각이겠지만) 나쁜 것을 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죠. 오히려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말이 될진 모르겠으나 나쁘고, 좋은 것이 없다면 어떨까... 상상하곤 합니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되는 요즘도... 


사실 살면서 이쪽저쪽 다 고려하고 배려하면서 살기란 간단한 얘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몸뚱이 하나 살피고 추스르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에선 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뭐~ 이렇게 말하는 건 스스로를 위한 합리화일 수 있겠군요. 불편한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이미지 출처: phys.org



그럼에도 지난 시간들이 새록 떠오를 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 한 숨이 절로 나오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런 걸 반작용 현상이라고 하나요? ㅎ 아무리 아니라 생각한들 실수에 대한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병원, 작은 병원들도 그렇지만,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처럼 규모가 큰 병원을 다녀올라치면 정말이지 정신이 한~나도 없을 지경이 되곤 합니다. 뭔 검사라도 하려 할 때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원무과 수납 절차를 비롯해 그 이후 진행되는 이런저런 검사들을 하고 나면 멍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무슨 병이라도 새롭게 발견되거나 그것이 가족의 일인 경우는 더하죠.


이미지 출처: www.bt.com.bn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입니다. 저의 합리홥니다만... 

진료과목에 따라 제시받은 검사 항목은 많고, 병원 예약을 해야 하는데 검사를 모두 받아야만 예약이 된다고 하면서 예약을 받는 시간은 일정 시간 내에만 가능하다고 하다 보니... 


언젠가 적잖이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병원에서든 은행에서든.. 번호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인데, 번호표를 뽑으려는 순간 먼저 낚아채는 어느 이름 모를 군상... 근데, 제가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이미지 출처: www.digitalavmagazine.com



그 상황에서 무엇보다 저를 부끄럽게 만든 건 제 앞에서 그간 제가 경험한 그 상황에 처했던(아들로 보이는 중학생 정도의 남자아이와 함께 번호표 출력기 앞에 서 있던) 그 아주머니의 한 마디였습니다.


아니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 말은 분명 저 들으라고 한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그동안 군상들이라며 제가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더 후회되는 건 그 아주머니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간단하나마 자초지종을 전할 잠깐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얘긴 또 어차피 급했던 건 마음이지 실제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ㅠ.ㅠ


그냥 이렇게 사는 건가요? ^^;


아~ 물론, 병원 입원을 해야 하는 것과 각종 검진 관련된 건 제 얘긴 아닙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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