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

리가 하는 걱정 대부분은 하지 않았어도 그만인 것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또 그렇다고 그 고민들이 그 상황의 당사자 입장에서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라며 대범하다는 듯 타이를 수도 없는 일입니다. 바둑이나 장기 판에서의 훈수는 이런 생각을 떠올릴 때 주로 상기되는 실과 바늘 같은 예입니다. 인간의 굴레란 말이 괜히 회자되는 게 아니죠.


생활의 변화를 앞두고 잠시 했던 생각입니다. 아니 솔직히 무한 반복될 것처럼 들었다 말았다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득 변화라는 말도 가치중립적이라는 것과 그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혹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당면한 상황 앞에서 생각하게 됩니다.


기타를 치다가 자유를 떠올렸습니다. 기타를 치는데 자유라니 좀 생뚱맞은 얘기죠?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기타를 친다는 건 정도와 그 범위가 엄청나거든요. 기타 연주에서 자유란 실력을 의미합니다. 그 실력이란 곧 내가 원하는 어떤 노래든 연주할 수 있느냐로 그 척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악기든 그렇습니다. 아니 이 세상의 일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써오면서 느꼈던 바이기도 합니다. 그 심한 갈증이랄까요? 내가 구사할 수 있는 문자의 표현이란 고작 쳇바퀴 내부조차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지녔음을 하루도 느끼지 않는 날이 없으니까요. 픽셀 수 낮은 표현의 한계가 명확한 구형 모니터의 해상도라는 비유가 제격이라고 말이죠. 사실 가당찮은 얘깁니다. 얼마나 노력했다고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내가 자유롭지 못한 이유를 자초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기타를 좀 쳤었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단조로운 노래들을 가볍게 칠 수 있는 수준일 뿐이고, 그마저도 몇 곡을 넘기지 못하면서 어찌... 또 의욕만으로 매일 글만 쓰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건 뭘 믿고 그런 건지...
좀 과한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글을 쓰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 했었다는 건 사실이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는 스스로를 대견하다 자위하며 그게 뭔 대수라고 또 그렇게 떠벌리고 했을 정도였으니 이 얼마나 남사스러운 일인가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죠.






그래도 그런 생각으로 인해 여기까지 왔다고는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또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를 옥죄는 일이었기도 했습니다. 오늘까지 연속 글쓰기가 3년에 한 달가량이 부족한 1,066일째입니다.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그런데 또 이제 당분간 글쓰기는 매일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쓸데없는 미련은 버려야죠. 매일 쓰지는 못해도 아마 이 버릇 남 주지는 못할 거라는 건 누구보다 내가 압니다. 다만, 갑작스럽게 생각지 못한 상황이 그리고 생각만큼 하지 못했다는 게 자꾸만 그런 마음을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의지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여러 면에서 "실험은 끝났다"는 말을 떠올리며 그렇잖아도 손 놓으려고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스스로 끊을 수 없던 상황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는 계기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옹선사라는 분께서 하셨다는 이 말씀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그대 무겁지 않은가? 탐욕도 성냄도 벗어 놓게"






뭐~ 대단한 미련도 없지만... 그래야 한다는 생각... 그게 자유를 얻는 또 다른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도 없고... 뭐~ 그것을 알고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마는...


언젠가 다시 이어가겠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매일 쓰는 포스트의 마지막 날이라고... 그래서일까요?
정리가 안되는군요. 마음의 정리가... ㅠ.ㅠ






Share |

{ ?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BLOG main image
디지털리스트 hisastro
디지털 세상은 나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사람人이라는 글자처럼... 따끈따끈한 디지털 기기처럼 따스한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by 그별

카테고리

Blog 칸칸 (2087)
디지털이야기 (885)
생각을정리하며 (366)
내가엮는이야기 (11)
타임라인 논평 (80)
좋은글 (42)
짧은글긴기억... (136)
기능성 디자인 (154)
아이작품들 (36)
맞아 나도그래 (13)
사회복지정보 (27)
그냥 (238)
제안서 만들기 (97)

달력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get rss Tistory 디지털hisastro rss

따끈한 포스트를 배달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