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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3차원 세계에 살고 있지만 왠지 3차원보다는 2차원에 더 익숙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바라본 사물들은 모두 3차원의 입체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죠.


인위적으로 전후좌우(혹은 동서남북이라고 해야 할까요?)를 구분 짓고 있지만 그건 기준일 뿐, 그 기준을 벗어나 보면 어디가 앞이고 뒤라고 말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대상이 평면으로 인식되는 건 그런 까닭이지 않은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들 중에 자신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본 적 있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거울을 보지 않는 한 자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조차 없죠. 더구나 거울로 볼 수 있는 모습도 온전한 것이 아닌 반사되어 투영된 왜곡된 형상입니다.




물론, 잠재적으로 인지하는 것과 절반 정도의 의식으로 인지하는 건 또 다른 것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한편, 3차원 세상에 살아가는 존재로써 3차원이라고 하는 건 둘러 쌓여 있는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인데, 혹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 수 있는 새처럼 위에서 아래를 굽어(이걸 조망한다고 하죠?) 볼 수 있다면 동일한 3차원이라도 차원이 다르긴 할 것 같긴 합니다. 문득 새들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3차원도 인지하기 어려우면서 4차원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으니 문득 좀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좀 아는 것 같아도 직관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세계라는 이 아이러니. 그럼에도 뭔가 아는 것처럼 하고 산다는 건 더욱 알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매함이란 말은 이런 때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입체적인 모습을 비교한다는 건 그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고 본다면, 아주 완벽할 겁니다. 그러나 그게 우리가 2차원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듯 4차원의 존재라면 모를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원리가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경험에 따른 것이라고 해야겠죠. 기본적으로 평면에 익숙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그렇게 인식하는 것에 의한 것에 불과하죠. 그것을 진리인양 우기는 건 곤란한 일입니다.


사실 모르는 것이 한두 개겠습니까? 누군가의 말처럼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없기에 어려운 것이라는 말처럼 진실되게 들리는 말도 흔치 않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굴레라고 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은 그렇게 말했을지 모릅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이 말은 슈뢰딩거의 검증 불가능한 고양이에 대한 얘기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언젠가 저는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세상이지만, 마치 통일이 될 듯한 분위기입니다.

저의 느낌도 그만큼에 다다랐습니다.  그 언젠가의 노래 가사처럼 지금이라도 당장 평양을 갈 수 있다는 느낌.




다만 바라건대 이제는 상징적인 뭐 어쩌구 저쩌구가(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건...) 아니라 이제 그 알 수 없는 것들이나 공허한 희망과 같은 것들을 떨쳐버리고 사람으로서 누구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그 첫 번째는 강요하지 않는 것. 그 누구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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