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갖는 생각의 대부분은 언어로부터 파생됩니다. 그만큼 언어 즉, 말이 사람의 생각에 끼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있어 말이 곧 생각이라고 해도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떠오른 단어입니다.
대.통.령, 영어로 President.
이 말을 의심했던 이가 있었을까요?
너무도 당연한 이름이었을 겁니다. 근현대사 속에 이 땅에서 살아왔던 거의 모든 사람들엔 말이죠. 그 이름이 너무도 익숙하고 원래 그랬던 것이라서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심지어 총통이란 말에서 독일 나치의 히틀러를 생각하게는 만들었지만 우리의 이름 대통령에서는 친숙하고 온화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었습니다.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불과 며칠 전의 일입니다. 이와 관련된 글을 접하고, 모두가 그럴 것이라는 전제라면 부끄러울 일도 아니었지만 생각 많다고 하는 스스로를 돌아볼 때 그 많은 생각은 대체 뭔 생각을 한 거냐는 자책과 함께 자괴감으로 번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라고 해석돼왔던 영어 President의 의미는 앞에 앉는다는 뜻을 지닌 Preside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실제 조금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말하는 President란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대통령이라는 뜻 외에도 크고 작은 회의를 주재하며 단체나 조직을 대표하는 이를 지칭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의 사장, 협의회 또는 각종 기관의 장, 대학교 총장, 은행장, 심지어 동창회장까지도 President라고 합니다. 이런데도 미국은 미국 독립 이후 나라의 기틀을 세운 그들 스스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 자리임에도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해석하고 사용했던 대통령의 뜻이 아닌 앞서 언급한 의장과 동일시되는 단어로써 President를 나라의 대표를 의미하는 말로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생각 없이 불렀던 명칭 대통령은 어떨까요?
'클 대(大)'에 '통령(統領)할 통(統)' 그리고 '영도하다는 령(領)'이 합쳐진 그야말로 권위적이고 봉건적인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통령이란 말이 어떻게 사용되게 되었는지는 앞서 제가 충격을 받았다고 했던 아래의 글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어마 무시하다 하더라도 그간 생각 없이 사용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어찌 보면 말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그게 아니라는 건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우리의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관료 및 위정자들의 모습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됩니다. 생각할수록 이게 대체 뭐냐는 말로 자책하듯 내뱉게 되는 자조 섞인 한숨과 함께 말이죠.
그렇게 연결되어 이어서 드는 생각이 과연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과연 대통령 되겠다고 하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말로 그나마 생각 있는 이들이 염원하는 나라 잘 다스리고 국민들 잘 살도록 만드는데 힘쓰는 그런 모습만을 생각하는 것일까?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대통령이 아니라도 환경적으로 제도적으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었을 때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앞서기도 하는데... 어떤 식견 있는 분들이 볼 땐 너무 모자도 한참 모자란 생각이라고 지적할지 모르겠으나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 시대의 변화될 양상을 고려하자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변화 과정에 앞서 그 변화를 유도하고 이끌어 낼 계기라는 측면에서 제도와 환경을 모색할 제대로 된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질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앞 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그저 대통령 하나 잘 뽑으면 된다는 식의 흐리멍텅한 생각이나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만이 최고이자 그에 관해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는 이라면 x 속 구더기 쳐다보듯 하고 죽일 듯 달려드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아니라는 겁니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서는 결코 살기 좋은 나라는 있을 수 없다고 말이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자국민 역시 벌써부터 저항의 움직임이 시작된 미국의 상황을 보면서 집단지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최첨단 정보사회에 이를 바탕으로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극점의 완성도를 향해 치닫고 있는 그리 멀지 않은 인공지능 시대에 대통령은 어떤 존재가 될지... 아니 그 존재를 생각할 다수의 사람들이 남아 있기라도 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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