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이 말은 너무도 자주 들어왔습니다. 이는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말에 대하여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라는 건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현재까지의 헤게모니적 관점에서 기인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흔히 역사란 승자 독식이라고 하는 원칙을 교육이라는 제도를 활용하여 의식과 무의식을 좌우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의구심 때문입니다. 바로 걱정교과서라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고만 현재의 위정자들이 추진한 국정교과서는 아주 딱 맞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의 역사 기술은 당연히 패권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간의 욕심은 본능으로 치부되기에 너무나 적절한 배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그 욕심을 위해 누군가는 승자가 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비참한 삶의 구렁텅이로 처박히고 심지어 처절한 살육을 당해야만 했다는 사실은 생각해보면 참으로 끔찍한 일입니다. 그것도 엄청난 역사적 사실이자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다는 건 사람으로서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현실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나마 안도되는 건 그 문제가 인간의 본성적 욕심에서 기인한 것임을 대부분 누구나 인정하고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그 본능으로 치부되는 욕심이란 돈에서부터 물적이고 욕정적인 부분까지 세상 모든 것을 섭렵하고도 남는다고 말이죠.

찬란했다고 하는 그리스 로마 시대조차 그러한 문화 융성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노예가 있었습니다. 인권을 말하며 지난 역사의 패권적 흐름을 야만으로 규정되기도 하는 현재의 시각은 말처럼 그리 오래된 인식이 아닙니다.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힘을 가져야 하고 그 힘은 누군가를 누르고 올라갈 수 있다는 판단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진리와도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그나마 현재의 역사적 관점이 진일보했다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든 다양성은 현 인류가 보다 넓고 깊이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발견되고 분석한 결과들 중에는 인간이 결코 욕심과 욕망 또는 욕정으로만 살아온 건 아님을 알 수 있게 했으니 말이죠.

금욕과 무소유를 철칙으로 실천한 수많은 선인과 해탈의 경지에 다다랐던 이들의 삶이 그러하거니와 이를 숭고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수 역시 적지 않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끝없는 욕심이 인간의 본성이자 당연한 귀결이었다면 이러한 생각이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소수의 물욕에 빠진 이들이 자신들의 합리화를 위해 만든 헤게모니일 뿐이라는 가설은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생각이 들 즈음에서 좀 더 고차원적인 의문이 꼬리를 뭅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기도 하겠지만) 욕심이 뜻하는 바가 단순히 본능에 기인한 물욕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의문...

뭐~ 현재로써는 그러한 철학적(?) 물음까지 갈 필요는 크게 느끼지는 않습니다. 

생각은 할 수 있고, 또 고민해 볼 문제긴 하나 지금 필요한 것은 그런 물음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사람다움을 되찾을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런 욕심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