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름조차 희미한 거대 인터넷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 기업이 사라진 배경엔(뭐~ 사라졌다는 게 좀 거시기한 면이 있죠? 점잖게 말하자면 합병 ㅎ) 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자본의 논리도 논리였지만 그보다는 정경유착이 근본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따지고 보자면 거론될 이유야 적지 않겠지만요.
그런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느꼈던 바로 보자면 그보다는 힘의 논리에 너무도 너 나 할 것 없이 너무도 취해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왜곡된 힘이라도 너무 쉽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봅니다.
굳이 그 기업명은 밝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말하려 하는 바가 그 기업에 대한 것도 아닐뿐더러 그보단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저를 포함하여 지금껏 많이들 그랬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한참 인터넷 붐이 일었던 시절 그 기업은 당연히 승승장구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잘 나갔었습니다. 당연히 그 기업을 통해서 사업을 영위하던 협력 업체도 적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말이 협력 업체지 하도급 또는 용역 더 심하게는 따까리로 취급받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뭐~ 현재의 웬만한 기업 규모와 힘의 우위에 따라 정해진 서열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행태들을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대부분 그렇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니까.
시장 논리를 말하면서 실제는 힘의 논리에 맞춰 알량한 비선 실세에게 몇백억씩 상납했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얘긴 그 상반된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되고도 남죠. 물론, 최근 들어 표면화되는(분위기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표면화된 것도)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의 기내 난동이라던가 술집 등에서의 행패를 부리는 그런 비뚤어진 자만이 어디서 기인한 건지를 생각하면 답은 더 간단히 도출됩니다.
하지만 당장 보이는 그러한 힘의 원천은 결코 그런 왜곡된 것에 있지 않음을 지금 우린 확인하고 그런 분위기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건 왜 이를 진작 깨닫지 못하고 항거하지 못했는가라는 거죠.
어쨌든, 이쯤에서 왜곡된 힘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동시에 기업의 근본적인 힘의 원천을 예로써 서술하자면 다음의 상황 전개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 비약적이라도 참고할만한 예는 될 겁니다.
잘나가던 기업도 위기는 있게 마련이며, 웬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 대부분은 기업 공개라는 이름으로 주식을 발행하여 기본적으로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생기게 되고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게 되어 있는데, 그 주주가 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그저 시장 상황에 따라 매겨진 가치로 산정된 주식을 매입하는 것뿐이라는 겁니다.
그 인터넷 기업 역시 그랬습니다. 장비 하나라도 납품하려 들면 직간접적으로 투여되는 이런저런 접대 비스무리한 결코 작지 않은 비용은 기본이었고, 불과 그 기업 납품되는 부서의 한 담당자에 불과한 이조차 마치 먹이사슬 관계처럼 협력 업체 사람은 사람도 아니라는 듯 취급하던 그 업체 중 몇몇이 그 기업의 일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거든요.
재밌는 일이기도 합니다. 전세가 역전되는 이런 걸 생각할 땐 말이죠.
일반적 상황이었다면, 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그 몇몇 협력 업체의 영향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을 텐데...
위기에 닥쳐 그 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릴 만큼 규모로, 작전으로 위협 상황이 전개되던 때에 그 인터넷 기업 임직원 대다수가 달려든 일은 평소 같아선 쳐다보지도 않았을 그 협력 업체들을 찾아 뛰어다니며 주주총회 의결에 대비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병행하여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 취급도 하지 않던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는 그 기업 인터넷 회선 가입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였습니다. 한마디로 사활을 걸다시피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그런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한 차례의 고비를 넘기는가 싶었던 그 기업은...
뭐~ 앞서 언급했던 대로였습니다.
그러나 의문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과연 그렇게 뛰어다니며 주주의결권과 가입자 확보를 하던 그들이 그간 행해왔던 자신들의 모습을 반성하며 힘이라는 건 결국 순환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까라는 의문 말이죠.
대통령과 관련된 비선 실세 어쩌구저쩌구하는 일련의 부조리는 한편 좀 먼 감이 없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나에게 변화될 미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대통령을 힘의 정점으로 인식하고 그와 비선을 향해 조아리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둔갑시키며 온갖 퇴행을 거듭한 끝에 우리는 그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었는지를 우리 스스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어렵던 의원나으리들께서 고작 우리가 들었던 그 촛불로 그들도 깨닫게 된 겁니다. 그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고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
뭐~ 물론 아는 이들에겐 이미 꼭두각시이자 댓통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지경이었지만...
2017년 한 해는 예년과 같이 그저 복만 빌며 잘되기만 바라는 잘되고 못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아닌 서로 다른 힘의 상관관계로 왜곡된 균열이 사라지고 이를 메꿀 수 있는 나를 되돌아보며 불의를 향해 저항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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