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을 하고 나선 건 아니었습니다. 어떤 기대가 있던 것도 아니었구요. 하도 유성우 유성우.. 하는 바람에 호기심이 이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기대를 갖지 않았던 이유 중에는 지난 해 겨울 쌍둥이자리 유성우 때 입맛을 다신 듯 별똥별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 감흥이 사라진 탓도 있었을 겁니다. 춥기만 했을 뿐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다만, 시간이 다가올 수록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 대한 이야기들이 점점 더해져 혹시나 하는.. 그러나 별 생각 없이 집 앞 마당으로 나간 거였죠. 그런데, 밤 하늘을 보던 중 제 생애에 이런 건 처음이라 느껴질 만큼 크고 확실하게 떨어지는 별똥별 하나를 마주하면서 우왕~ *.*
이미지 출처: www.cp24.com(일부 수정)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아내와 아이들을 모두 불러내어 그렇게 밤하늘의 우주쇼를 함께 관람하는 가족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집 앞이 모두 논과 밭인 관계로 지독하기 이를데 없는, 더운 여름 밤 모기들의 극성맞은 공격도 참아가며 말이죠. ㅎ 아이들과 같은 별똥별을 동시에 보며 환호하는 맛이 얼마나 즐겁던지... ^^
약 10시 30분 부터 4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저는 모두 일곱 개의 별똥별을 보았습니다. 너무도 선명하고 레이저 광선처럼 길게 빛을 발하는 멋진 별똥별의 궤적을 말이죠. 황홀한 밤, 알흠다운 밤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좋은 추억꺼리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시골에 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봅니다. 도심에 살았다면 아마 관심은 좀 가졌겠지만 굳이 시간을 내어 장소까지 이동하는 수고를 마다하고 밤하늘의 유성우를 보려고 하진 않았을 겁니다. ^^
이미지 출처: lionsgroundnews.com(일부 수정)
한 가지 의문스러웠던 별똥별의 추억을 더하기 위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 대해 찾아 보던 중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매 년 이맘 때에 볼 수 있다는 사실과 밤하늘 예쁘기로 늘 자랑하며 살고 있는 우리 집에서 왜 그동안은 그 사실을 몰랐을까라는 점이었습니다. 관심을 갖는 듯 하면서도 실제는 무관심 했으니 그랬겠지만...
매년 있는 우주쇼임에도 올해 유독 올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던 건 아마도 떨어지는 별똥별 숫자가 근래들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예측되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찾아 보니 작년엔 시간 당 100개 정도였는데, 올해는 150개라고...
뭐~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제 그 사실을 알았으니 내년에 또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중요하다면 훨씬 더 중요한 얘깁니다. 내년엔 별똥별 숫자가 좀 줄어들라나요? ㅎ
솔직히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기 위해 고개를 완전히 젖히고 밤하늘을 보다 보니 목과 어깨의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힘들고 아팠습니다. 게다가 쎄기로 유명한 시골 모기들의 뜯김까지... 한 여름 밤의 별똥별을 보기 위한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www.todayonline.com(일부 수정)
또 그 흔하디 흔하게 회자되던 별똥별 떨어지는 순간의 소원을 비는 것도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긴 합니다. 그것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닌데... 그거 생각처럼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순간 순간 빠르게 떨어지며 사라지는 별똥별을 보는 순간엔 그저 탄성 지르는 것으로 끝나버리기 일수였으니... 흐~
하지만 소원을 빌지 못했어도, 목이 뻐근할 정도로 아프고, 모기에게 수없이 뜯겼어도.. 모두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황홀하고, 알흠다운 밤이었으니까요.
^_____^
이젠 매 년 이맘때가 기다려 질 것 같습니다. 더위를 비롯해 여름의 좋지 않은 것들을 이겨낼 한가지 단서를 찾은 거라고 할 수 있죠. 마치 보고 싶은 엑스파일을 매 주 기다렸던 것처럼... ^^
아~ 정말 알흠다운 밤이었습니다. 그렇치 여보~ 얘들아~! ㅎ
이렇게 저만 좋았다는 얘기로 무미리 지려니 죄송한 마음에 괜찮은 별똥별 동영상을 찾아 첨부합니다. 유성을 못 보신 분들은 이 동영상으로라도 위안을 삼으시고 소원도 빌으시면 어떨까 합니다. ^^;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재와 같은 방송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되는 증거 (0) | 2016.08.24 |
---|---|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0) | 2016.08.23 |
사람이라서 닮았고, 위대하다. (0) | 2016.08.20 |
태양계가 공전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단상 (0) | 2016.08.17 |
사기 당한 이를, 사기 친 그도 바보라 생각했을까?!! (0) | 2016.08.14 |
타인의 불행이 행복의 기준일 수밖에 없는 이유 (0) | 2016.08.10 |
여름휴가 끝에 보기 좋은, 서정과 감성의 영화 부르클린(Brooklyn) (0) | 2016.08.09 |
유토피아적인 인공지능 시대, 뭘 망설이는가?!! (0) | 2016.08.06 |
포켓몬 고(Pokemon Go)를 통해 생각해 보는 저작권 (0) | 2016.07.31 |
외래어 유입과 그 뜻이 왜곡되는 이유 (0) | 2016.07.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