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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져 멀어지면 잊혀진다고들 하죠. 살아오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는데... 떠올려 보면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생각 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에서 그건 맞는 말이라고 느껴지기도합니다. 물론,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평생토록 잊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만.


어떠한 만남 조차 갖지 않은 어느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SNS를 통해 접하게 된 이 글이 아니었다면 그냥 모르는 채로 완전히 잊혀졌을 것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을 먼저 고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과 죄송함을...


이미지 출처: oriwiki.net



그 글 내용은 새벽 방송에서 차분하면서도 감정적 호소력이 담긴 목소리로 故 정은임 아나운서가 전했던 어느 노동자와 그들 옆에 있었다고 한 대통령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 대통령이 누군지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강동훈 씨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던 사람이 대통령이 된 오늘, 많은 노동자들이 죽고있는 이 현실의 아이러니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런지요." 하시면서 사연 보내주셨네요.

참 정말 아니러니컬하죠?!

그들 옆에 섰던 대통령이 그들을 노동귀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노동귀족이라고 지탄받는 대기업 한진중공업의 노조지부장이었죠. 고 김주익 씨…'


   -고 정은임 아나운서 라디오 방송중에서




분명히 알았던 아나운서였는데... 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사고로 이제 이 세상엔 계시지 않는 분이라는 사실도 남겨진 기억들을 살펴보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 몹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가운 마음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한가지가 어떤 위안이자 죄송한 마음에 대한 보답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젠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이 가까워져서 알고 지내던 사람이 어느 땅에 살던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었듯 정은임 아나운서를 뒤늦게 알았고, 지금 이 세상에 계시진 않는다고 하더라도 팟캐스트 방송으로 남기신 말씀들을 듣다 보면 어떤 영적 공감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상 하는 생각이.. 해야하는 것도 많고, 실제 해야할 것도 많고, 요구 받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정은임 아나운서의 지난 방송들 만큼은 팟캐스트를 통해 모두 들어 보려고 합니다.


문득, 좋은 사람들이 먼저 이 세상을 떠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해서 드는 생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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