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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에 대한 나의 이야기

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주인공 멜빈 유달(잭 니콜슨 역)이 내 뱉는 기억에 남는 대사 한마디가 있습니다. "난 절대 남이 마신 컵에 입을 대지 않겠어!!!" 영화를 보는 내내 멜빈 유달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동질감을 느꼈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지요.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As Good as It Gets (1997) 예고편의 한장면

 

저는 아침에 일어나 씻는 시간도 그렇고, 손도 자주 씻고, 이도 자주 닦고, 이래 저래 깔끔을 떨고 삽니다. 손의 경우는 조금이라도 끈적임이 느껴지면 바로 세면장으로 가는 반사행동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정돕니다... -.-;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모습이 저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기엔 좀 억울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성인이 된 후의 모습들이 어린시절의 어떠한 경험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런 이유로 그렇게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하는...

 

그렇다고 해서 깔끔한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즐긴다고 할 수 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어떤 의지에 의해서 그렇게 된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뭐 그런 얘깁니다.

 

하지만, 저의 의지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굳이 말하는 이유는...

그 행위에 따르는 제반적 영향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 의지대로 한다면? 바뀔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환경에 의해서든, 경험에 의해서든 무의식 중에 내 몸에 배어버린 것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파급되는 결과들은 여러모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의 사용량이 많아진다던가, 불필요한 행위나 생각들이 은연 중에 늘어나기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것이 "결코 깔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라는 것이 느껴짐으로써 이러한 모습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 결벽증을 부추기는 깔끔함이라는 것이 허울에서 출발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깨끗해 보이지만, 깨끗하지 않다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니 더욱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깔끔한 척이라는 것...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거기에서 부터 출발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으니 이렇게 고백할 수 밖에요. 포장이라는 것 말입니다. 빈 깡통이란 말도 반성하기에 어울리는 말입니다. 깨끗한 척 했지만 깨끗하지 않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배가 너무 불렀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

 

"지저분하고 더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겠다." 또는 "배고프고 싶다"는 말은 아닙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도의 순수라고 할까요?

 

생각이 이에 집중되다 보니 그것이 겉 모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정신과 마음이 더 큰 것이라는... 그래서 몸도 몸이지만 마음도 그렇게 해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쉽지가 않습니다. 살아온 시간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역시 단순한 것은 아니니까요.

 

노력은 하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몸에 배인 시간의 두께 만큼이나 두텁지만, 하나 둘씩 스스로에게 더욱 깨어있는 마음으로 생각의 변화를 맞이할 수 있도록...



※ 본 글은 "기 발행 포스트 재정리를 위한 비공개 전환 공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전 운영했던 블로그 텍스트큐브의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티스토리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개인 도메인을 사용하기 전 발행했던 포스트들의 소실된 링크 등 문제를 개선함과 동시에 지난 포스트들을 새롭게 정리하는 차원으로 기존 발행했던 일부 글 내용을 수정하여 재발행하는 포스트입니다. 보시는 분들의 넓은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 최초 발행일 : 2009. 9. 10
 

 


조금이나마 공감하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도록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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