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욕심 때문일까요? 현실에 대한 이 만족스럽지 못한 마음은... 식견 좀 있다는 이들의 그럴듯한 설명을 들어도 그 확실한 답을 알 순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영향은 있었겠죠.
하지만 그건 다른 요소들, 이를 테면 여러 유형에서의 직간접 체험들이 많은 부분에서 한몫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들 혹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통해 얻는 모든 것들이 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 소설이나 영화는 보통 결말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희극이냐 아니면 비극이냐로 나누곤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옛날스러운가요? 이런 것도 병이지만 뭐~ 다른 말(영어)로 해피 엔딩(Happy endig)이냐 새드 엔딩(Sad endig)이냐.. 근데, 왠지 새드 엔딩이란 말은 좀 어색하군요.
어쨌든 기쁨과 슬픔을 체득하게 하는 그 두 가지 결말에서 슬프게 끝나는 비극이(대다수가 겪는 현실에 대응되어 그런지 몰라도) 여운을 남기는 것과 달리 행복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은 마치 게임에서의 모든 단계를 거쳐 끝이 났음을 확인할 때처럼 무미건조하기도 합니다.
행복이 뭔지 어렴풋이는 알고 있어서 행복한 결말을 좋아는 했는데, 좀 깊이 생각해보면 그 행복이란 걸 쉽게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행복한 결말에 대해 좋긴 하다는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게 되죠. 결국 복잡하지 않으면서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정리됨으로써 슬픈 결말에서 느꼈던 그런 여운이 없던(덜한)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건 한편으로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라서 그러려니 했던 것이기도 할 텐데,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생각이 실제라고 인지하고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 대입되면서 바로 SF적인 상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에 의하여 은연중 받게 된 영향일지 모르나 그저 만족하다고 생각하며 살고자 노력하는 입장이면서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지금보다는 좋은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혹시 내가 원하던 행복한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영화나 소설 혹은 게임에서 처럼 그것과 동일한 결말로 그 즉시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했던 겁니다. 말 그대로 해피 엔딩...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가상현실이(아직 여러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던가 만족스럽지 못한 면이 없지 않지만) 한층 가까워진 상황에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중첩되어 이러한 가당치도 않은 상상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확신은 하지 못하겠습니다.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고, 메릴린치는 지난 해 가을 실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서로 발표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이런 허무맹랑한 상상은 최근 들어 갖게 된 현실이 가상일 수 있고 그것이 실제일 수도 있다고 하는 기대(?)와 더불어 제반적 여건과 여러가지 배경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한마디로 지금의 현실을 만족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자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결말에서 느꼈던 행복이란 행복함의 본질은 모른 채 어렴풋이 안다고 착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즉, 그런 행복한 세상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행복에 관한 선험적 체험들을 통해 머리를 자극하여 극대화된 상상으로 이어졌지만 그건 결말이었고, 그 이후의 상상은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알 수 없었다)는 데 있습니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 없이 끝이라는 것을 인식시켰던 어린 시절 많이 듣고 보았던 이런 얘기죠.
왕자와 공주가 만나 행~복(?)하게 자~알 살았답니다. 끄~ㅌ
게임에서는 종종 이렇게 간단히 표현되기도 합니다.
The End(디 엔드)
뭐~ 상상입니다. 망상이라고 해도 아니라고 할 자신은 없습니다만... 실제 현실에서 왕자와 공주가 만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질 일은 은유라면 모를까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아마도 현재 이 땅의 많은 사람들처럼 저 또한 지금까지의 어려움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보니 별 희한한 상상을 다 하는 것 같습니다. 대선이 코 앞이라서 더더욱…
세상에 어느 누군들 좋은 세상을, 영원히 끝나지 않을 해피 엔딩을 원하지 않겠습니까마는 정말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세상이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의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식의주(食衣住)만이라도 기본적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 지금 당장은 이것만으로도 행복을 정의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행복을 위한 조건이 그리 까다롭다고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사람의 욕심이 생각한 것만큼 끝이 없다고 보지 않거든요. 더구나 세상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극소수의 과욕이 문제니까요.
아~ 그런데, 가만있어보자... 내가 파란 약을 먹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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