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50분경 목표물은 아직 힘이 남아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 넘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그 사냥감을 잡기 위해 발길을 서두른다. 하지만 가파른 산길을 지나고 있어 생각만큼 빠르게 이동하기 어렵다. 그래도 목표물에 다가서기 위해 저 산은 넘어야 한다.
이제 7시 10분이 막 지나고 있다. 더딘 발걸음을 재촉하던 나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목표물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자리를 잡고 섰다. 목표물은 마지막을, 마지막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포효하며 붉고 진한 색채를 토해내고 있다.
사냥감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세부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최대한 당겨 1차 샷을 날린다. 그런데, 멀다. 너무 멀다. 그나마 의미가 없지 않은 결과다.
7시 30분을 막 지날 즈음 목표물의 생기가 이전보다 덜함을 확인한 나는 1차 샷의 결과를 토대로 2차 샷은 당기지 않고, 좀 더 자연스러운 의미를 담고자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내가 서있는 자리도 산이 아닌 평지다.
헉~! 그러나 그 마음과 다르게 순간 방심하여 2차 샷과 함께 3, 4번째가 의도치 않게 연샷이 되고 말았다. 실수다. 이제 마지막 샷만 남았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녀석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멀어지고 있다. 이럴 수가... 목표물은 강하고 그 거리도 가늠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쩔 수 없다. 아쉽지만 남은 마지막 샷을 날려 내일을 기약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7시 39분 목표물이 사라졌다.
결론은 사냥감으로 지목한 햇빛을 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임을 나는 안다. 나는 햇빛 사냥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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