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건 그 나이에 맞춘 눈높이로 보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아이의 나이를 감안하고 본다는 건 아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저도 아이들이 무언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했을 때 무의식적으로라도 아이들의 나이를 기준으로 조금 잘했다 정도로 판단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두고 잘 그렸다거나 만들기 수준이 비교적 높다고 판단한 생각의 바탕에는 아이의 나이가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미지 출처: secretocotidiano.com
이곳 블로그에는 "아이작품들"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그렇습니다만, 주로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제 아이들의 그림 또는 만들기 작품(?)들을 앞서 말씀드린 그런 시각으로 그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말은 제법 아이들의 솜씨를 자랑한다고 표현은 했어도 결국은 아이들 수준이 기준이었다는 얘깁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살짝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잘 해주지도 못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하는 것에 대해 그만큼 관심의 폭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사실을 글의 빈도수로 확인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린 시절보다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모습이 아무래도 보다 한 사람으로서 객체화되어가므로 관심은 갖더라도 한 걸음 건너서 지켜보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핑계를 대봅니다만...
그리는 것과 만들기를 여전히 좋아하는 것도 알고 그만큼 그 또래 아이들보단 조금 더 잘한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아이들 학교 행사에 전시된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의 그림 솜씨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래 그림은 보고 그렸다고는 합니다만, 원본과 비교해도 입체감에서는 오히려 아이의 감각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보고 그렸다고 하는 원본 그림에 부여되지 않은 입체감을 표현했다는 건 나름 고민하여 새롭게 창작한 것이라는 점이 그랬습니다.
아이가 그린 그림은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쵸파"라는 캐릭터인데, 아이의 그림과 원본 그림을 비교해 보시고 제 얘기에 공감하신다면 아이의 그림을 보고 놀란 저의 느낌이 어느 정도 일반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관심을 갖고 그려온 그림.. 그만큼 관심을 주지 못했음에도 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분야를 즐겨왔음을 확인하며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흐뭇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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