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리는 물음일 겁니다. "나"라고 하는 인식 말이죠. 나는 과연 누구이고, 나의 생각은 어디로부터 온 것이냐는.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아는 이는 없습니다. 이를 부정한다면 그건 단지 부정하는 이의 생각일 뿐입니다.
이상한 건 그런 물음을 하면서도 "나"라고 하는 존재 인식 역시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그 깊은 철학적 의미를 감히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데카르트가 제시했던 존재와 생각에 대한 정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라고 하는 존재를 알지 못하고, 생각(인식)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나의 존재 확인을 "생각하므로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있냐는 것이죠.
기어 다니는 벌레를 보면서 벌레 스스로 존재를 인지할 것인가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 역시 공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존재를 인식한다 한들 그들과 대화할 수 없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더라도 사람으로서 갖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란 지금과 마찬가지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여겨졌거든요. 그저 알 수 없음. 모름.
이미지 출처: 3marks.com.au
그럼에도 꿈에서조차 "나"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불가사의하다는 표현으로도 그 난해함을 다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난 누구인가?
생각과 인식은 무엇인가?
내가 누군지 모르고 생각의 출처조차 모르면서 나를 인식하는 이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런데, 알 수 없는데도 갖게 되는 오만가지 욕구와 욕망은 대체 뭘까요?
중요한 단서 하나가 느껴지긴 합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생각과 인식을 뭐라 설명하긴 어려워도 인지하는 모든 것은 이 세상에 국한된 것이라는 겁니다. 생각과 인식이란 세상에 태어나 주어진 환경과 경험들이 치환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일종의 팥 심은 데 팥 나고, 콩 심은 데 콩이 난다는 속담 같은...
이미지 출처: wikimedia.org
누군가 제시한 의구심과 질문을 통해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그러한 생각의 주요한 단서입니다. 이를 의식화라고 하나요? 아니면 세뇌? 그건 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중요한 건 주어진 물음이 없었다면 생각은 하되, 생각하는지조차 모른 채 그냥 살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공각기동대"는 의식한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의구심까지 들게 했던 요소 한 가지로써 참고하기 좋은 아주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오늘 이 모든 생각은 그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가 내년 3월 실사판 영화로 다시 개봉된다는 소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러잖아도 복잡한 머리가 더 복잡해진 겁니다. 변함없이 왜? 라고 하는 알 수 없는 물음의 연속이지만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나니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이는 건 분명하게 인식됩니다.
개봉되는 실사판 영화 "공각기동대"를 꼭 보겠다는 욕망? 욕구?
물론, 이 역시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만...
하지만, 그 전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바로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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