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고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요지경인 세상은 둘러보면 그렇지 않은 것이 너무 많으니까요. 아마도 그렇게 보이고 느껴지는 건 다른 것보다 그렇게 보고 생각하는 마음 가짐에 있을 겁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없다는 말에서 그 깊이가 느껴지는 이유도 같다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노력했을 때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는 점에서 그 말은 요지경 세상의 그런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과 격이 같을 수 없음을 교훈적으로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노력이라고 하는 순수성이 담보되어야만 가능한 얘기긴 합니다.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니까요.
그럼에도 대단한 건 대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목표가 어떻고, 성공이 어떻고, 무엇을 이루고, 그래야만 한다고 하는 엄청난 수식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나는 또 얼마나 초라한지 읍읍~ 이루다 말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국한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것이니 더 생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또 그렇기 때문에 그러하기도 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람으로 태어나 무언가 족적을 남겨야 한다는 당위는 또 왜 그리도 크게 느껴지는지 도대체 그것을 주입하고 강요한 그는 누군가 따지고 싶을 지경입니다. 당연히 그런 특정한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해야만 한다고 하는 것들과 그래야 한다는 조급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포함하고도 남을 살아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여 망연히 그런 생각들 속에 문득 떠오르는 상념들입니다. 그 끝판 왕은 난 과연 무엇을 하고 살았고 뭘 해 놓았는지 잘 살고 있어 보이는 남들과 비교하는 거죠. 그런 다음 더 괴로워하고...
떨쳐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그렇게 해도 그것이 잘 되지 않는 건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경험한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또다시 그렇게 해대는 건 무슨 이유인지 아니 그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 의지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더 힘든 걸까요?
언젠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들과 관계가 있었다고 기억됩니다. 말은 쉬워도 이보다 더 엄청난 인생의 목표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왠지 근자감이 이런 생각에선 강해도 너무 강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인생의 목표로 이것만은 확실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연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렇게 쓰고 보니 이게 또 생각했던 것과 써 놓고 보는 것이 다른 것 같군요. 허~!
아무래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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