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둘러보면 온통 구분하는 것이 전부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원래 그랬던 진리이자 원칙처럼 무의식 속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당연한 것이니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시간을 구분하고, 땅을 구분하고, 학문, 음식, 사람, 나라, 인종, 종교, 학벌, 직업, 성향, 성별, 등 모든 것이 구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은 원래 그랬던 걸까요? 아마도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구체적 근거는 없어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것이 원래 그런 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이미지 출처: www.rajeshsetty.com
몇 년 전 구글은 블로그 플랫폼을 다시 설계하면서 카테고리를 없애는 대신 태그 기능을 확장시켰습니다. 이유는 카테고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티스토리와 같은 블로그 플랫폼을 관리하는 이들의 생각도 이에 적잖이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편리(?)를 위해 구분하고자 했지만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잖이 경험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많은 곳에서 카테고리나 섹션이란 이름으로 계속 구분하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그건 아마도 다수가 표면적으로 그것이 뭔가 편리해 보인다고 인식하기 때문일 겁니다. 마치 정치인들이 여론을 의식하듯...
구분(분류)이 필요한 것은 이해를 위한 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근본적으로 구분(분류)이 필요한 것에 대해 이의를 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구분이라는 것이 제대로 되기 어렵고, 그 어려움은 구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해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그저 표면적인 그럴듯함에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한다면서도 분야를 나눕니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이죠.
노인, 장애인, 아동, 청소년, 여성, 다문화... 그러나 구분하는 건 그렇다 쳐도 구분하는 것이 당연시되다 보니 뭔가 맞질 않습니다.
어떤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아이의 문제니까 아동복지라고 하는 영역에서 접근하는 것 까진 그럴 수 있지만, 구분하는데 익숙하다 보니 상호 연관성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하거나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함에 따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그 대상만 다를 뿐 노인, 여성 등 앞서 사회복지라는 영역에서 구분되는 대상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얘기입니다. 1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영역을 나누고 그 각 영역에서 전문적 식견으로 문제 해결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상호적 관계성에 대해서 보다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복지라는 영역에서 구분이 갖는 목적이기도 할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구분을 토대로 한 서양 의학이 동양 의학의 -모두가 연결되었다고 하는 전체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치료 방식을 많은 부분 참고하고 있으며, 적잖은 의사들이 다시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이해를 위한 구분만큼 상호 연관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겁니다.
결론은 "구분하더라도 구분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 사회복지를 영역으로 표현하는 것도 사실 좀 그렇긴 합니다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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