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언변에 현혹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저는 지금껏 어떤 생각이나 말에 대해 그것이 진실인지의 여부와 진정성에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이 어떤 의도를 지녔는지를 먼저 생각하곤 합니다. 1
TV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을 보면서 저는 그들의 진기명기스러운 몸짓보다 그만큼의 대우 또는 댓가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그것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죠. 때문에 저는 마치 곰이 재주 부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2
저의 이러한 생각을 부정적이냐고 할 수도 있을 테지만... 긍정과 부정의 논점과는 관계없이 사람으로서 사람답게라는 시각으로 보려는 것일 뿐입니다. 솔직히 생각의 긍정이란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거든요.
그럼에도 누군가 그렇게 뭔 생각이 그리도 부정적이냐고 한다면 역시 어느 누군가가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느냐라고 되묻게 될 수도 있습니다. 긍정과 부정은 양면적이기 때문이죠.
얼마 전 SNS를 통해 장애를 지녔음에도 끝없는 인내로 판매왕 신화를 만들었다고 하는 빌 포터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많은 이들이 감동과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을 때에도 저의 생각은 보편적 시각과는 달랐습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판매왕 빌포터 동영상 한장면, 이미지 출처: www.oregonlive.com
과연 그 동영상이 일반인들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저 인내만 하면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실제로 빌 포터와 관련된 동영상들을 보다 보면 친절하게도(?) 이런 대목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빌 포터는 주 300달러의 급여를 받지만 불만과 불평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은 동영상에서 제시하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저 "포기하지 마 열심히 해"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힘든 이들이 모두 포기했기 때문이며 인내하지 못해서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영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도록 하고 실제 더 큰 좌절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스러진 이들을 바로 잡아주는 배려 깊은 사회라면 또 모를까...
어쩌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와 받아들이는 해석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고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기 나름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장애를 딛고 꾸준함을 실천한 빌 포터의 이야기를 감동적이고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 역시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 생각은 단지 우리네 보편적 사람들의 삶이 다 같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빌 포터 이야기와 같은 동기부여도 중요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세상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 적어도 그러한 좋은 모습들이 그 좋은 모습만큼의 반대급부를 부여받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차원이며, 그렇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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