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난 기억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되새겨지곤 합니다. 보통 추억이라고 하면 나쁜 것 보단 좋은 쪽에 가까운 기억이 아닌가 싶은데... 개인적으로 지금 보다 젊었던 어린 시절에... 그 어린 생각으로도 추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군에서의 기억...
하지만 이제 25년 전후 한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 모두와의 기억까지 지우고 싶다거나 그 시간 속의 내 젊음의 편린 마저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곤 합니다. 종종 그 시절이 나도 모르게 떠올려지기도 하거니와 내 의지와는 관계없다 하더라도 그 시간 동안 쌓인 내 생각은 살아가는 동안은 계속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지금도 군에서의 기억을 되새기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그 시절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을 듣게 되었을 때 반사적으로 작용되는 기억의 자극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시대가 정보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듣고, 보고 또 흐름 속에 글을 남기기도 하면서 SNS라고 하는 시간의 선을 타고 가다보면 어느 순간 이쪽 저쪽의 여러 생각의 파편들이 정신을 혼미하게 하기도 하고, 그렇게 삼천포로 빠졌다가 새로운 생각으로 접어들기도 합니다.
어제 밤, 일과를 마무리할 즈음 그랬습니다.
무엇을 보다가 그리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되진 않지만 어쩌다 보니 음악을 듣게 되었고... 유튜브를 통해서 연관된 음악으로 계속 이어지는 그 과정에 잊고 있었던.. 그러나 다시 잊게 될 수도, 또 그러다 언젠가 다시 기억될지 모를 그런 기억에 젖어들었습니다.
▲ 영화 그로잉 업(Growing Up)으로 알려진 Lemon Popsicle의 한장면
저의 연배 보다는 조금 앞선 분들에게 더한 기억이 될 영화... 그로잉 업(Growing Up)... 이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영화 보다 더한 음악적 향수... 그래서인지 희한한 건 좀 외설스러웠다는 점과 주인공 벤지(Benji)의 모습이 어딘가 현실 다수의 자아를 너무도 잘 표현했다는 기억을 제외하면 영화의 주제는 크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뭐랄까... 주인공의 모습에서 슬픈 머피의 법칙에 빠진 나를 발견했었다고 할까요? 뭐~ 영화란게 그런거겠죠. 내가 투영되어 보인다는...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것도 결국...
▲ 영화 그로잉 업(Growing Up)으로 알려진 Lemon Popsicle 주인공 벤지(Benji)
지금 보니.. 영화배우 봉태규랑 살짝 비슷한 느낌이 있네요.
그렇게 그로잉 업(Growing Up)에 삽입되었던 노래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영화를 보았던 시점에서 엄청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영화 그로잉 업(Growing Up)의 원래 제목도 알게 되었고,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도 미쿡이 아닌 이스라엘이었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 순간에 보다 중요했던 건 추억을 되살려 준 영화 속의 음악이었지만요.
음악을 좋아해 들어도 일일이 듣는 노래의 제목과 부른이 또는 작곡한 이들을 모두 외울 만큼 여유롭지 못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도 때론 그 노래가 뭐였더라?? 괜찮았는데... 하며 아쉬울 때가 있기 마련인데요.. 특히 요즘 같이 과거를 추억하는 드라마 속 노래를 듣다가 그 노래를 다시 찾아 들으려 하는 것처럼... 예전 그로잉 업(Growing Up) 영화를 보았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그 때만 해도 알고 싶다고 금방 찾을 수 있던 시절은 아니었...
하지만 이젠 약간의 수고로움만.. 아니 스스로에 대한 성의만 있다면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정보시대라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아래는 영화 속에 삽입된 노래 목록입니다. 오래 된 노래들이죠.
Oldies But Goodies
■ GREEN FIELDS (THE BROTHERS FOUR)
■ LONG TALL SALLY (LITTLE RICHARD)
■ PUT YOUR HEAD ON MY SHOULDER (PAUL ANKA)
■ HEY BABY (BLUCE CHANNEL)
■ ROCK AROUND THE CLOCK (BILL HALEY & HIS COMETS)
■ PUPPY LOVE (PAUL ANKA)
■ VOLARE (DOMENICO MODUGNO)
■ F.B.I. (THE SHADOWS)
■ QUE SERA, SERA (ROSEMARY SQUIRES)
■ CHANTILLY LACE (BIG BOPPER)
■ MY LITTLE ONE (FRANKIE LAINE)
■ WITCH DOCTOR (JON MORRIS)
■ AT THE HOP (DANNY & THE JUNIORS)
■ DIANA (PAUL ANKA)
■ SHAKE RATTLE AND ROLL (BILL HALEY & HIS COMETS)
■ SEALED WITH A KISS (BRIAN HYLAND)
■ SEVEN LITTLE GIRLS SITTING IN THE BACK SEAT (PAUL EVANS & THE CURLS)
■ COME PRIMA (MARINO MARINI)
■ HEY PAULA (PAUL & PAULA)
■ LOLLI POP (THE CHORDETTES)
■ YOU ARE MY DESTINY (PAUL ANKA)
■ CIAO CIAO BAMBINA (DOMENICO MODUGNO)
■ TO KNOW HIM IS TO LOVE HIM (JO MOSS)
■ TUTTI FRUTTI (LITTLE RICHARD)
■ MR. LONELY (BOBBY VINTON)
상기 노래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마지막 곡 바비빈튼(Bobby Vinton)의 Mr. Lonely입니다. 유튜브에서 검색하니까 영화와 연관되어 딱 괜찮은 영상이 하나 보이는 군요. 혹,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이라면 잠시 과거 기억 속으로의 시간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참고로, 우리에게 알려진 영화 그로잉 업(Growing Up)의 원제는 Lemon Popsicle 이며, 미국에서는 Eskimo Lemon 이란 제목으로 상영되었고, Going All the Way 란 부제가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로잉 업(Growing Up)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유는 당시 영화가 일본을 통해 유입되면서 일본에서 붙여진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이 영화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보면 정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어정쩡하더라도 마무리져야 할 듯 요. 뭐~ 다시 생각이 나서 추가한다면 영화 속 삽입 음악을 목록으로 만들어 임베딩하는 건.. 그렇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오늘은 이만...
'디지털이야기 > 음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휘파람으로 노래하는 사람들.. 이게 새야 사람이야?! (2) | 2016.06.13 |
---|---|
디지털 시대와 악기에 대한 단상 (0) | 2016.06.06 |
싸이, 진정한 챔피언이 되길... (0) | 2016.04.03 |
청춘.. 언제인가 그 노래를 좋아하게된 기억 (2) | 2016.03.13 |
왜 이 두 음악이 비슷하다 느껴지는 걸까? (0) | 2016.02.19 |
음악을 무료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 쥬크데크 (0) | 2015.12.26 |
눈물 나게 만든 노래 이야기 (0) | 2015.12.12 |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 붙여진 이야기들 (0) | 2015.11.24 |
사랑의 상처(Love Hurts)에 대한 나자레스(Nazareth)의 해석 (0) | 2015.10.06 |
글과 음악, 그림으로 연결되는 세상이야기 (0) | 2015.08.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