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부족으로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요원합니다만, 어린시절부터 느꼈던 건데, 주말 집 근처 산을 오르면서 오래된 색바랜 사진처럼 나무사이로 부서져 내려오는 햇볕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마다 달리 보이지만 서로 비슷한 수많은 날들의 햇볕도 그때 그때마다 새겨진 순간 순간의 지난 기억들을 불러오는구나...
뿐만 아닙니다. 바람 소리며 산줄기를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나무들...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추억을 되살려주는 매체가 되어 산을 오르는 길에 잠시 발길을 잡아 추억의 샛길로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드는 오늘 이 순간도 언젠가 추억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몸에 배인 습관처럼 사진을 찍고 있는 스스로를 마주합니다. 하루 하루를 살면서 햇볕에서 마저도 추억이 묻어 있음을 사진에 담아 두고 싶었다는 듯...
그리고 다시 산을 오르기 위해 발길을 돌아서니 새로운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그렇게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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