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로서 아이들(특히 사춘기인 딸)과 소통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더우기 어렵다 생각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묘연한 것이 아이들과의 소통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거꾸로 생각하면 쉽게 풀리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www.bhncdsb.ca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사실 이 역시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눈에 높이를 맞추려 아무리 애써도 결론적으로 그 판단은 제가할 수 있는 영역이 못되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아이들에게 무언가 하라고 할 때에 다른 건 몰라도 그 이유와 근거 또는 타당성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이 또한 저만의 생각이겠지만요.
그 한가지 예가 될만한 일이 어제 아침에 있었습니다.
일요일을 맞아 집 근처 산을 오르려 하는데, 아무래도 산엔 눈이 아직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와 함께 뭔가 이야기 하고 있던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산에 아이젠을 준비해 가야 할까?"
이렇게 말하고 나니 아내 옆에 있던 아이가 아내에게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께서 얼마 전 아이젠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나?"
국적불명 '아이젠'말고 앞으로는 우리말 "재리"를 쓰자구요!
허걱~! 그랬습니다. 포스팅을 하기도 했었구요.
아이가 직접적으로 저를 향해 이야기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차 싶다는 생각에 순간 반사적으로 웃으며 아이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그래 맞다. 아빠가 잘못 말했네... 크램폰(Crampon)이라고 하거나 우리말 재리라고 해야했는데... " ^^
그리고 바로 이어 덧붙여 이야기 했습니다.
"습관이란게 이렇게 무서운거야..." ^^;
그렇게 아이와 짧은 이야기를 나눈 후 산행을 다녀왔는데... 아이에게 해야했을 말 한가지를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말 할 경우 그 이야기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산행을 다녀 온 후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에에게 그 생각을 전했습니다.
아빠가 실수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 건 아빠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생각해 보니 그 때 했던 말이 아빠에게 직접 한 얘기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빠는 이해를 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빠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다른 누군가는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행여 "저사람은 왜 말과 행동이 다르냐"는 비아냥거림이나 비판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하여 그 말을 전해 들을 상대가 틀렸던 부분을 옳게 바꿀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는 인식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이죠.
이미지 출처: madreshoy.com
앞서도 잠시 언급한 내용입니다만, 사실 저의 생각과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단지 저만의 생각.. 아니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가 아빠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저 역시 아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아빠가 부담없다는 느낌은 주고 있다는 믿음이랄까요? ^^; 참고로 아래 이미지는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가족을 표현한 그림이라고 합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심리적 분석으로 볼 때 아이의 심리가 지극히 안정적이고, 특히 아빠를 든든히 생각한다나요? ^^;
지금 이 글을 쓰며 아이에게 확인을 하니까 웃으면서 말하는 아이의 답이 이렇습니다.
"글쎄요?" ㅋㅋ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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