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에 대한 단상
전화 벨이 울립니다.
번호는 모르는 번호. 직감이 가지만 그래도 안받을 수 없어 통화 단추를 누릅니다.
저만치서 들려오는 목소리(상담원 또는 상대로 정하고 이하 "상"으로 표기).
첫 음성은 조금 조심 스러운 듯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000 고객님 전화 맞으시나요?..."라고 첫 말을 건네옵니다.
이미지 출처: tvnz.co.nz
나: 네 맞습니다만, ... ??
이네 목소리가 다듬어지면서 사무적인 아니 영업적 전형의 음성으로 느낌이 바뀌었습니다.
상: 고객님~ 저는 00쇼핑몰 고객님의 전담 상담원 000입니다. 그동안 저희 00쇼핑몰을 이용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그 표시로 10% 할인쿠폰을 적립해 드리면서... 고객님을 위해 좋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저 쇼핑몰을 내가 언제 이용했었지?? 기억이 가물 가물합니다.
나: 죄송합니다. 지금 통화가 어렵습니다.
상: 고객님~ 고객님께 꼭 필요한 좋은 정보를 드리려고 합니다. 고객님 부모님께서 몸이...
나: 정말 죄송한데요. 지금 통화를 할 수 없습니다.
상: 그런데, 고객님~ 부ㅁ~
이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전화하신 분의 목적에 부합하지도 않기도 하고... 정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전화 하신 분이 누군지 본적도 없지만 솔직히 그 분도 살기 위해 이런 전화도 하는 것이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식의 전화로 얼마나 실적을 올릴지 조금 걱정됩니다. 그 코맹맹함이 섞인 목소리하며 억양을 주어가며 노련한 듯 보이는 허술함...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전화를 계속 받게 되겠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겁니다. 전화번호가 사용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스마트~ 스마트~ 하는 요즘 눈에 보이게 도와주는 척 도움이 되는 정보인척 하는 모습은 다른 형태로 변화되어 우리 앞에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질 변화의 미래는 이런 가식적인 모습이 아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래서 이런 전화하시는 분들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되길 기대합니다.
이미지 출처: dailyoftheday.com
아마도 이렇게 전화하면서 말로 표현 못할 더러운 꼴 참 많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도 분명 이런 텔레마케팅으로 연명하는 밥벌이가 아닌 뭔가 의미있으면서 더불어 함께 여유있고 행복하게 살고 싶을 겁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마케팅으로 수혜를 얻는 건 전화하는 이와 받는 이가 아니란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스마트 시대가 아니라도 말이죠. 돈놓고 돈먹기라는 거... 아마~ 전화로 열심히 실적을 올려도 일한 만큼 당당하게 요구도 못 할 겁니다. 안봐도 보여요!
그리고...
기업의 목적이 아직도 이윤창출에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기업CEO라면 죄송하지만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네요.
지금은 관계로 만들어지는 스마트 시대입니다. 정신차리시라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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