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통보 실수, 올란도가 크라이슬러 짚그랜드체로키?

내 차에 뭔가 결함이 있다는 건 그리 기분 좋은 일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결함이 발견되었음에도 그것을 알려주지 않는 건 기분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죠.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리콜은 차량 안전을 위해 필요한 기본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GM 쉐보레 일부 차종에 진행되는 리콜^[각주:1]이 한편으로 반가운 이유기도 합니다.

이번 GM 쉐보레가 조치하는 리콜에 포함된 차량은 2010년 12월 13일부터 2014년 7월 21일까지 생산된 올란도·캡티바·크루즈 '7만 6007대'이며, 리콜 이유는 ECM 진단 오류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ECM 진단 오류는 지정 서비스 센터 이외의 일반 정비소가 사용하는 일반적 결함 분석 장비에서 ECM(엔진 전자제어 모듈) 저장장치(Memory)에 저장되는 연료분사 압력 값을 분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며, 리콜 조치는 해당 차량의 ECM 프로그램을 재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리콜 통보 과정에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제 차가 올란도이기 때문에 다른 차량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통보 안내문에 차량이 올란도가 아닌 크라이슬러 짚 그랜드 체로키(Jeep Grand Cherokee)로 기재되어 있었던 겁니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다가..  순간 어떤 넘이 내 명의로 차량을 등록한 거(?)하고 황당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잠시 살펴보니 차대 번호가 적혀있고, 확인 결과 차대번호는 제차의 것과 동일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통지를 보내온 교통안전공단(080-357-2500)으로 확인해보니... 문의를 하자마자 바로 통지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며, 곧 다시 통지할 예정이라고... 아마도 전화가 엄청 많았던 듯싶더군요.

최소 몇만 대 수준일 텐데, 결재 과정에서 이런 실수가 발견되지 않고 바로 발송될 수 있는 건지 의아하기도 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거나 리콜 통보를 받으면서 순간 여러 생각들이 혼재되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며 살짝 웃었네요. ^^

우선 워낙 개인정보가 전 세계 공유정보가 되어 버린 이나라 정보보안 문제에서 기인한 명의를 도용당한 건 아닌가?? 했던 의구심... 그리고 리콜 통보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크라이슬러 짚 그랜드 체로키 차량과 올란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응~! 크라이슬러 짚 그랜드 체로키의 가격은 올란도의 최소 두 배 이상입니다. ㅎ ㅠ.ㅠ

Chrysler Jeep Grand Cherokee 이미지 출처: www.nocarnofun.com

그리고 교통안전공단에서의 통보 과정에서의 실수가 과연 가능한 일이었을까?라고 잠시 생각하다가 나도 그럴 수 있었을 상황에 대한 입장 바꿔 생각하기... ^^ 

또... 크라이슬러의 차 짚 그랜드 체로키에서 체로키가 의미하는 것까지... 

크라이슬러 짚 그랜드 체로키라는 이름은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 일대의 광활한 대지를 호령하던 마지막 인디언 체로키 족(族)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제게는 인디언의 슬픈 역사 중 하나로 기록된 체로키족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비참했던 우리의 과거와 비견되기 때문이죠. 

백인들의 인디언 말살 작업에 따라, 강제로 이주당하는 과정에 희생된 수많은 체로키족 사람들...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피난해 정착해 살던 우리 선조들이 중앙아시아 타슈켄트로 강제 이주되는 과정에 수없이 숨져간 상황... 

에구... 글이 이상하게 마무리되는군요. 생각이 워낙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음~

1. 자동차 리콜이란 밝혀진 차량 결함에 대해 제조사가 법 규정 또는 제조자 또는 판매자의 판단에 따라, 무상 수리, 교환, 환불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어 recall은 제품 회수를 뜻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