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적산불하

타임라인 논평 2017.03.21 19:42 by 그별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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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었죠. 그런 맥락에서 작디작은 울림이겠지만, 부족하나마 생각의 단서들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타진하며 가끔 한 가지 키워드를 선정해 물음을 제시하는 형식의 글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 시대가 특정한 누군가의 행복이 아닌 적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행복을 위한 조건이 어떤 노력이라는 말로 치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러기 위해 찾아보고, 보다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참고로, 오늘의 키워드에서 제시될 키워드는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을뿐더러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어떤 문제제기 혹은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연히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건 어느 누군가의 수고로운 기여로 이미 수많은 자료가 인터넷에 올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그 어떤 이야기도 사실에 근거한다고 한들 시각과 관점의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그래서 글의 시작을 "사람들은 보통 어떤 사안을 두고 단편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그를 통해 인지된 사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로 적으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생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고 단지 개인적 생각이라는 것에 국한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송곳처럼 속을 찌르며 뒤집고, 풀어헤쳐 어떤 사실을 찾아내고자 합니다만, 보다 많은 다수는 보이는 그대로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하죠. 아니 그렇게 보입니다.


이이제이 이작가의 책 「툭 까놓고 재벌」 삽화 이미지 발췌(일부 수정) <이동형 지음ㅣ마젠타(왕의서재)>


그렇게 보이는 것의 바탕에는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 혹은 체계나 이념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전제했던 송곳과 같은 이들을 제외한 다수 즉, 대중의 시각에서는 그랬다고 생각됩니다. 


부자라고 지칭되는, 그중에서도 재벌로 분류되며 현대판 귀족처럼 받들어지는 이들은 감히 일반인들로써는 범접하기조차 힘든 고귀한 어떤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는 채... 아니 알려고 하는 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 시각에서는. 


단서가 아예 없던 건 아닙니다. 알고 보면 이보다 확실한 답도 없죠. 그들이 지닌 부(富)는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를 든든하게 받쳐준 이념적 토대로써 자본주의는 너무도 확고했거든요.


북한과 재벌들의 공통점?!


그 근거만을 고려하면 한 세대 이상을 넘어서는 부의 승계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역시 수긍 못할 것도 아닙니다. 실제 그렇게 받아들이기도 했거니와 근현대 여론 향방을 제어해온 이 땅의 방송들은 드라마라는 장르(?)를 통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며 고정 레파토리로써 재벌을 주요 소재로 설정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속에서 그들의 피나는 노력은 추앙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재벌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던 건 인터넷 세상이 되고 난 후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어진 교육제도를 비롯한 정규적인 것으로 인식했던 단방향의 방송과 언론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여러 주장들이 혼재된 수많은 경로를 통한 의사소통으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하게 되면서 조금씩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금수저 자식들의 이어지는 난동, 이대로 둘 것인가?!


정말 무서운 건 대놓고 난동질 하고도 어느 하나 부끄러운 기색조차 없는 뻔뻔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원초적 힘이 자본, 즉 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노력과 능력은 물론이고 그 어떤 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필요하다면(대중의 욕망을 부추기는) 표면적으로 치장할 수 있는 화려함과 부러운 징표들을 덕지덕지 가져다 붙이면 되는 것이고, 그건 모두 돈이면 해결되었으니 그보다 쉬운 일도 없습니다.


그 돈을 추종하는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돈이 곧 힘이었고, 그 힘은 다시 돈을 만드는 순환이 될 수 있던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 참 거시기한 얘기지만, 능력 있는 이들이 재벌 기업에 몰려든 것도 그런 흐름 속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목표로 한 것은 궁극적으로 돈을 버는 것에 있었으니까요. 언젠가 개 돼지로 파문을 일으켰던 고위 공직자가 말했듯 1% 내에 들어가기 위해 그들은 부단히 도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높이 올라간 일부는 이름도 없이 남김없이 그들이 속한 대기업 이름의 직함으로 세상을 등지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직급으로 이름을 대신하는 건 슬픈 일


문제는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에서 돈이 지닌 힘은 새로운 힘을 자신과 겨룰 수 있을 만큼 성장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쟁에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주의의 왜곡이 생겨난 거죠. 실제 그렇게 노력해(?) (재벌 기업 내 최고 경영자자는 고사하고현존하는 굴지의 대기업 대열에 속한 기업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대중들의 입에 붙는 이름 중에는 거의 없습니다. 돈 많은 나라, 자본주의 메카로써 부러워했던 미국이나 일본의 예에서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거론될 수 있는 건 자본의 힘을 이끄는 새로운 주자는 시대마다 출현했었다는 사실입니다.


왜, 헬조센인가? 왜?!!


왜곡된 자본주의가 지닌 병폐도, 그래서 몰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죠. 개인적 시각으로도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그리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만, 자본주의 이념의 기본이라도 제대로 인지하고 이어왔다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고, 그 형태가 다를 뿐 특정 소수에게 한정되어 부가 몰리는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돈 = 힘"이 되는 역학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이라도 공급과 수요의 핵심을 모두 자본이 장악했다는 건 자본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말 앞에 "수정"이라는 단어가 덧붙여진 것도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이는 자본주의는 필수 불가결한 전제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세상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재벌의 2~3세가 정말로 능력 있다고 인정할 이가 얼마나 될까요? 

자본주의라는 것을 잠재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지 그것을 배제한다면 그들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지탱할 수 있는 원천인 자본이 없다면 말이죠. 그런 면에서 "근자감"이라는 말은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신감이 아닌가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재벌 2~3세의 능력에 대한 질문은 다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대체 그들의 그 부는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송곳처럼 파헤쳐 답을 찾고자 했던 이들이 연결된 네트워크 상에서 던져주는 짤막한 의구심 그리고 그럴 리 없다는 혼란스러움을 부여할 만큼의 충격적인 답은 소리 소문 없이 퍼져나갔지만 그 전파되는 속도와 파장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이 남긴 의구심과 그에 대한 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늘의 키워드가 됩니다. 


적산불하(敵産拂下)


적산불하(敵産拂下)로 검색해 보면 인터넷에 올려진 수많은 자료가 있을 겁니다. 이 간단한 키워드로 재벌이 존재했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건 무리가 따를 수 있겠지만, 최소한 막연하게 생각하는 돈을 벌어들인 어떤 능력이나 노력이라는 것으로만 판단할 계제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특정 소수의 힘을 위한 부의 축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부의 순환과 분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경제민주화도 이러한 인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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