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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란 직관적으로 힘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 힘이란 반드시 물리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문구가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은 그런 연유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또한 무엇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혹은 그 순서에 관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강한 경구는 사람들의 심리를 작용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건 물리적인 힘을 동원하게 만드는 초월적 힘을 갖게 하니까요. 


현대 사회에서 힘을 차지하는 공정한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는 선거에서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자 좋은 경구를 만들어 내고자 고민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일 겁니다. 그래서 왠지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 응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이들 머리를 맞대고 있을지 눈에 선하기도 하면서 이번엔 또 어떤 문구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지 관심이 가기도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으나 적어도 배고프다며 국밥 떠먹던 쥐 무리들과 같은 코스프레쯤은 거를 안목은 있어야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유독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던 문구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부터 긴박하고도 긴급한 상황 속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국정을 책임질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더욱 컸습니다. (어떤 편을 가른다고 하긴 개인적으로 좀 탐탁지 않은 표현입니다만,) 상황적으로 탄핵된 대통령과 함께했던 부류들에게서의 당선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므로 관심은 주로 그 상대에 위치한 쪽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중 누가 더 적임자냐고 하는 판단에는 적잖은 날 선 공방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다들 기억하다시피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


표면적 우세는 확실히 문재인이었지만, 그런 흐름에 제 눈에 띈 문구는 그래서 더욱 강하고 의미심장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여론의 향배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이라고 하는 당내 힘의 기류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도 중요한 변수였거든요. 이를 강하게 암시하는 그 문구는 이랬습니다.


"문 열면 안이 보인다"


정말 잘 만들었다. 누가 만든 문구일까?

이 경구를 접한 당시 저는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를 떠올렸고, 지금까지도 정말 잘 만든 경구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경구가 지칭하는 건 문재인이 겉으로는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안희정이 더 적임자로 지지받고 있음을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가벼운 듯 허를 찌르는 이 암시적 문구를 누가 만들었을지...




하지만 결과론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지금 당장은 그가 누군지 알게 된다면 묻고 싶다는 긍금함이 더 합니다. 원래부터 문을 열면 안이 보인다는 미래를 내포했던 것인지 아니면 말 그대로 가정법의 표현이었는지. 그의 겉과 다른 속을 마주한 지금은 그 표현이 담고 있는 의미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았음에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앞서니 말이죠. 더구나 이 문구를 조금만 수정하면 바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거든요. 이렇게...


"문 열어보니 안이 보였다"


#MeToo #남북평화 #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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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스트 hisa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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