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쉽지 않아 결코

그냥 2018. 3. 5. 20:48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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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영어를 공부했다고, 혹은 공부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좀 해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영어에 관심을 갖고 매일(현재 연속 527일째이고, 그 이전에도 조금조금씩 노력 아닌 노력을 기울인 시간을 포함하면... ㅠ.ㅠ)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 보니 영어, 아니 좀 더 넓게는 언어라는 것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런 생각 속에서 언어 습득이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듣고 보았던 기억을 되새기자면 좀 화가 나기도 합니다.


알게 모르게 그 영향으로 지금껏 어느 정도 하고 나면 감이 올 줄 알았고 실제 그렇게 기대했는데... 택도 없음을 정말이지 실감하고 있거든요. 생각할수록 창피한 얘기가 아닐 수 없죠. 흐~




물론, 그렇게 언어 습득이 어렵지 않다는 건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할 것이고,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을 말하는 가에 의해서도 달라질 것이며, 얼마만큼 어떤 방법을 통해 접근했느냐의 차이로도 그 결과는 분명 다릅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한 이들의 입장에 따라서는 그 주장이 잘못되었다고만 탓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워낙 돈벌이와 결부된 까닭에 이목을 집중시켜 사람들을 수단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많은 영어 관련 광고 문구들을 보면 그런 것이 대부분인 듯 보이기도 합니다. 뭐~ 아니라고도 할 겁니다. 오히려 어렵다고 하는 이들을 향해 그 원인에 대한 그 탓을 전가하기란 그거야 말로 식은 죽 먹기니까.


이런 걸 성토하려고 한 게 아닌데 본의 아니게 본이 튀어나와서... ㅎ


혹자는 해외 연수를 가지 않아도 이 나라 안에서 충분히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하기도 하죠.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 말이 너무 당연시했다는 점에서 저는 이를 일반화의 오류, 좀 격한 말로는 과대광고(생각은 사기라고까지 말하고 싶...) 지적합니다. 그 당연시하는 뉘앙스에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녹아 있고, 더 직접적으로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책을 사라 내 학원을 다녀라~ 등등의 자신들이 바라는 진짜 속내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죠.


우리말로만 소통하는 것도 어려운데, 서로 다른 언어로 그 어의를 똑같이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우리말과 영어는 100% 치환될 수 없으니까요. 이는 (이 나라 안에서 언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이들 중 대다수가 영어일 테니 그 영어를 기준으로, 또한 그중 한 사람으로서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그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니) 왜 영어 습득이 어려운지를 열거하자면 여러 이유 중에서 가장 우선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에 함축된 그 수많은 뜻과 그에 상응하는 상황과 연결 지어 자연스럽게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그 언어에 노출되어 있어야 합니다.[각주:1] 그래서 위에서 제가 연속 며칠째 어쩌구 했지만 이것 자체가 함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서 하루 종일 영어만 듣고 보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 그와 동일하지만 언어가 영어 아닌 한글인 상황 속에 생활하는 현실에서 고작 하루 몇 분 혹은 한두 시간을 공부한다고 한들 비교가 될 수 없는 겁니다. 뭐~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는 편차가 존재하겠지만 말이죠. 이를 두고 며칠, 몇 년을 공부했다고 말하는 건 웃긴 일 아니겠냐 이거죠.


여기에 언어의 복잡성으로 간단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문장 하나도 다시 보면 그게 아닌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를테면 "She does not listen to him."의 해석은 간단합니다. 문장 그대로 "그녀는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 그가 말하는 것을 귀로 듣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뭔가 하라고 하는 말을 하지 않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그들의 생활 속에서 있지 않는 한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하나의 단어에 담고 있는 여러 다른 용도나 그 의미를 즉시 인지하고 반응할 수 있게 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언어학에서 언급되곤 하는 이중언어 사용자(Bilingual)가 실제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저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배우고자 하는 언어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는 방법은 조금이라도 매일 하는 것 그 방법 외에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1~2년 공부를 했는데, 왜 잘 안되느냐고 좌절할 건 아니라는 겁니다. 솔직히 쉽다고 했던 이들 때문에 그런 좌절이 더 심화되었던 걸 탓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탓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습니다.


언어는 장기전이고, 말 그대로 생활이라는 거 제가 얻은 결론입니다. 영어, 참으로 쉽지 않아요. 그러나 그럼에도 저의 뇌가 아주 느리고 극히 적은 양이라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느낍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1. 시대가 시대인지라 독하게 마음먹고 하루 종일 영어(혹은 습득하고자 하는 언어)가 들리는 환경을 조성하고 생활하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 실행하는 데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여러 어려움이 존재하니 이러한 방법은 특수한 경우로 배제하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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