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서비스포털"이란 이름의 씁쓸한 온라인 국가 서비스

ActiveX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

우연히 모 포털사이트의 메일을 확인하러 갔다가 "주민서비스포털"이라고 하는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이벤트를 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이트 이름 자체가 어떤 서비스를 하길래라는 생각이 들면서 궁금하다는 생각에 도대체 어떤 서비스일까? 생각하면서 "주민서비스포털" 사이트로 직접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www.oklife.go.kr을 자판으로 쳐서 마주하게 된 "주민서비스포털"의 첫 화면은

MS의 최대 꼬객 대한민국 정부임을 자처하는 그 어처구니 없는 ActiveX 보안프로그램 설치 화면이었습니다.

 

▲ 주민서비스포털 사이트 초기 접속 화면

 

 

대한민국의 전자정부라는 것이 MS의 지붕아래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주민서비스를 위한 것이라고 하니 뭔가 좀 다를까 생각했기에 그랬는지... 역시나 다를 바 없는 모습을 하면서 대단한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있는양 "주민서비스포털"이란 이름으로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쉬움을 넘어 왠지 못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기획을 하고 서비스 아닌 서비스를 한다고 하는 것인지... 그냥 조용히 기존에 하던 대로 하고 있던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시칩니다.

 

ActiveX를 개발한 MS에서 조차 문제를 인식하고 사용하지 않으려하는 ActiveX를 가지고 아직도 무슨 보안 어쩌구 하는모습이 대체  뭘 알고나 있는 건지... 더욱 큰 문제는 이 ActiveX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서는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시험 삼아 해본 Firefox 3.5.6버전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긴 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ActiveX와는 관계없이 화면을 보여주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 듯 한데... 다시 확인을 해보니 처음과는 달리 두번째 부터는 화면 로딩이 상당히 늦어지고 제대로 화면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에서 어떤 특별하고 필요에 의한 것 또는 법적인 조건도 아니면서 불필요한 ActiveX의 사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도 우습지만,

대외적으로 IT강국이라는 나라의 정부가 이토록 안일하게 표면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될 웹서비스를 아이들 장난 같은 이벤트로 혈세로 조성된 홍보비를 들여가면서 부실하게 운영하려하고, 또한 ActiveX에 대하여 적지 않은 문제제기가 되었으며, 자체적으로도 그 문제들을 알고 있었을것임에도 어떠한 변화의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현재, 국가부처인 국정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에서는 ActiveX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여 사용하지 않는 ActiveX의 삭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ActiveX의 사용여부를 쉽게 확인하고 삭제할 수 있는 CleanAX라는 이름의 툴을 NCSC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정부 부처간 그 소통이 꽉 막혀 있으면, 한쪽에서는 정보보안에 문제가 있으니 ActiveX를 가능한 사용하지 말라하고, 한쪽에서는 이것이 보안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강제적으로 ActiveX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주민서비스포털이란 이름의 이 사이트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이를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게 될 것인가일텐데... ActiveX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 서비스를 사용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과

어찌어찌하여 설치없이 주민서비스포털 사이트에 들어갔다고 해도... 하도 유출이 심해 이제는 국가 마저도 인정하지 못할 주민등록 등 수많은 신고 및 등록으로 등재되어 있는 국민 기록이라서 그러한 건지...-그럼 도대체 뭐하러 그런 쓰잘데 없는 것들이 있어야 하는 건지- 아이핀(IPIN)이나 공인인증서면 될 것을 회원가입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니... 한심해도 너무 한심합니다.

 

▲ 회원가입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주민서비스포털

 

 

혹시, 이 정부가 시장경제 논리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대한민국인터넷포털사이트 주식회사 하나를 만들 생각으로??? 그래서 기존의 포털사이트들과 경쟁을 하려고?? 허허허...

 

혈세일 것이 분명한 지출 비용이 이중 삼중으로 털털 세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분명 이런 웃기지도 않는 사이트를 만드느라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용역 아닌 용역 비용을 또 들였을 겁니다. 정부가 갑이나 뭐니 하는 두툼한 계약서와 함께... -더우기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서비스할 주민서비스의 그 항목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니... 결국 서류뭉치들 밖에는 없는 것으로 보아 이래저래 통제와 불신 속에 살아야 할 운명의 불쌍한 국민들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정보환경의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역동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도통 알지도 못하는 수준에 있는 대한 민국 정부의 현실은 곧 국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과 고통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정경유착으로 매몰된 국가의 껍질이 모바일 시대의 걸림돌일 수 밖에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씁쓸한 주민서비스포털... 이것이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 정부의 현실입니다.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실 수 있도록 추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