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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임차인, 예전 같으면 작은 가게를 하나 운영하더라도 사장이었던 이들이 약자가 되어 지칭되는 이름. 며칠 전 한 검사는 성추행 피해를 만천하에 공개하여 파문을 일게 했습니다. 무소불위(위가 아닌 아래를 향한 것이었겠지만)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 속에서 조차 어김없이 약자가 등장한 겁니다. 근데, 문득 진짜 약자는 이제 그 약자라는 말도 허용되지 않는 건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최근 뉴스타파는 도심 속 청소 노동자들을 동행 취재하며 그들의 살인적인 노동 현실을 보도했습니다. 도시의 유령들이라는 제목의 기획 시리즈물의 첫 방송이었는데, 그 취재 인터뷰에 응했던 한 청소 노동자는 "개혁은 밑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위에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런 인터뷰도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성추행 피해 검사도 같은 취지의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게 되었다고 말이죠.


일반인의 시각에서 권력으로 인식되는 검찰 조직의 검사마저 약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하다가 성추행 피해 검사가 일을 당했다고 하는 2010년 스폰서 검사 파동이 떠올랐습니다.




일반화의 오류는 한계를 지닌 인간으로서 늘 상기하여 그 문제에 봉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편입니다만, 같은 해 불거진 그 스폰서 검사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을 지녔고 생각했을지... 당연히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그 용기 있는 행동에 응원하는 마음이면서도 어딘가 마뜩잖다는 생각이 남는 건 이런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 때문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여러 열악한 처우로 인해 2천 명가량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래서 올림픽 운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냐는 뉴스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 조직위 측에서 밝힌 해명은 "예비인력이 충분해 대회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입니다. 올림픽 조직위 전체가 자원봉사로 운영되기라도 한다는 건가요?




이러한 모든 문제는 상하 관계가 구분되는 힘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유권무죄라고 하던가요? 기업, 군대, 경찰, 검찰, 공무원, 병원, 학교, 복지시설, 운동 선구단… 조폭, 하청 하청 그리고 돈(이게 본질), 여기에 보상심리와 노예근성이 뒤섞이면 그야말로 오리무중 요지경이 되고 말죠. 이대로라면 과거와 현재를 구분 짓는 야만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런 답이 없는 블랙홀이 또 있을까요?


그 권력은 언제쯤 사라질까라는 물음 앞에 밑에서 일어나야 할 개혁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물음은 벌써부터 묘연하기만 합니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란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투표...??


권력의 절제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입장의 변화에 있다고 봅니다. 그게 되지 않는다면 강제를 해서라도 바꿔야지요. 글세요. 그렇지만 진정으로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꿈꾼다면 우리가 지닌 의식의 변화부터가 먼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쉽지 않은 얘기긴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함께 모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 구구절절 (앞뒤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을 늘어놓았지만) 이야기한 바와 같습니다. 약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자기 일을 돕는 이들의 최저인건비 때문에 장사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이겁니다. 나에게 처해진 어려움만으로 무언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또 다른 문제들이 여전히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사실 이런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왜 이렇게 진지 모드를 헤어나지 못하는지... 이런 무거운 생각들을 지혜롭게 풀어 얘기하면 처진 기분도 좀 나아질 텐데... 그 한계를 처절하게 느끼며 허송세월, 그 1월의 마지막 날을 예감한 것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렇게 보내고 있으니. 것도 재미와 필요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고, 그중에서도 재미에 방점을 둔 생각을 오래도록 지니고 사는 제가...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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